매일신문

독자마당-병의원 주사제 남발 막아야

우리나라 병의원의 주사제 처방률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2만2천765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의 주사제 처방률은 26%였다.

이 기간 중 병의원을 찾은 환자 10명 가운데 3명 가량이 주사를 맞은 셈이다. 5% 이하의 미국이나 1% 이하인 영국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특히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동네병원 처방률이 대형병원보다 8배정도 많다고 한다.

대학병원이 3.59%인 반면 의원 급은 27.91%로 나타났다. 처방률이 0%인 의원이 있는가 하면, 90%가 넘는 곳도 86곳에 달했다. 선진국에서는 주사처방을 될수록 삼가는 편이다. 급성이거나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될 수 있으면 주사를 놓지 않으려 한다.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에 관계없이 항생제나 주사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도 병을 빨리 낫게 한다는 홍보 전략에서 주사처방을 하고, 환자 역시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다는 믿음 때문에 의사에게 주사처방을 요구한다.

그러나 필요 없는 사람에게 주사를 맞게 해선 안 된다. 주사가 먹는 약에 비해 체내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급성쇼크나 혈관염 등 부작용도 크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주사처방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주사제 적정사용을 위해 병의원의 주사제 처방 내용을 항상제와 같이 모두 공개해야 한다. 연초 항생제 처방을 공개한 후 항생제 처방이 13%나 줄었음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김진규(대구시 동구 송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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