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을 사도 될까요, 아니면 좀더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까요."
부동산 가격 거품 논란이 일면서 매도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매수자들도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내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서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탓이다.
이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라면 올해 연말까지가 내집 마련의 기회로 적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에 따른 저가 매물 등장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시장이 상당히 위축돼 경쟁 매수세가 줄어든 만큼 유리한 조건으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분양 아파트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수요자라면 입지나 분양 조건 등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기존 아파트라면 올해보다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경대 부동산경영과 김영욱 교수는 "분양가격이 높은 신규 단지는 입지 등에 따라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신규 단지와 이미 상당한 가격 격차를 보이고 있는 기존 단지는 내년 이후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오히려 온갖 악재가 반영되고 있는 올해가 매수 타이밍으로 적당하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각종 정책으로 3월 이후 매수세가 사라진데다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과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기존 아파트에 대한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이미 일부 단지별로 저가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신규 아파트 평당 분양가의 경우 대구지역 전체는 778만 원, 수성구는 1천만 원인 것에 비해 기존 아파트 평당 매매가는 대구는 484만 원, 수성구는 583만 원으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계절적 비수기와 각종 악재가 겹친 6월과 대학 입시가 끝나고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1가구 2주택자들의 매물이 기다리고 있는 12월이 적당한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자문사인 삼성컨설팅 김성철 원장은 "2, 3년 동안 아파트 시장이 신규 단지 위주로 진행되면서 기존 아파트의 경우 저평가된 곳이 의외로 많다."라며 "내년부터는 입지나 단지별로 차별화 현상이 더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라면 내년보다는 오히려 올해가 괜찮은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부터는 부동산이 약세 시장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90년대 이후 부동산이 주식과 동일한 시장 흐름을 보이고 있어 이미 악재가 시장 가격에 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기대 심리 등으로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란 주장이다.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1가구 2주택자 등 매도자들이 금년내에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했을 경우 '세금 폭탄'을 피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아예 매도 시기를 1, 2년 뒤로 늦출 가능성도 크다.
◆입주 앞둔 분양 아파트
실수요자라면 올해나 내년 상반기 입주를 앞둔 신규 단지 중 입지나 가격 조건 등을 비교해 매수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도 괜찮은 내집 마련 방법 중 하나다.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단지는 비교적 분양가가 낮았던 2003년과 2004년 분양 물량으로 당시 평당 분양가는 대구 전체로 볼 때는 620만 원 선이며 수성구는 700만 원대 중반 정도였다. 현재 분양가격과 비교하면 대구 전체로는 150만 원, 수성구는 200만 원 이상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분양권 시장도 3월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단지별로 가격 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현재 분양되는 단지와는 상당한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4천 가구에 이르는 수성구 황금동 롯데화성캐슬골드파크 등 대구지역에서만 9천 가구 정도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급매물을 노려볼만하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분양권의 경우 같은 단지 내에서도 전망이나 방향에 따라 가격이 3천만~5천만 원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라면 발품을 팔아 미리 단지를 선택한 뒤 저평가된 로열층을 매수하는 것도 괜찮은 내집마련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부터 신규 단지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성구 시지 지역의 경우 올해 초 30평형대를 기준으로 3천만 원에서 6천만 원 정도에서 형성된 프리미엄이 1천만~2천만 원 정도 조정을 받으면서 2억 2천만~2억 5천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신규 분양 단지와는 3천만~5천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았던 달서구 월배 지역 30평형대의 경우 입주를 시작했거나 앞둔 단지들의 가격이 2억 원에서 2억 3천만 원 정도로 신규 분양단지는 물론 인근 지역인 용산보다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정도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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