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가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지금은 사람, 상품, 회사, 학교 등 어떤 부류든 간에 이미지가 나쁘면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요즘 TV광고를 보다 보면 광고방식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때때로 실감할 수 있다. 광고가 시작될 때는 저 광고가 어떤 상품을 홍보하는지 알지 못하다가 끝날 시점에 '000' 이라고 하면서 편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지게 해주는 광고를 가끔씩 접하게 된다.
신문광고도 마찬가지다. 신문 양면에 누구나 가보고 싶은 멋진 장소나 예쁜 꽃들을 가득 채워놓고 독자에게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시키듯 광고회사나 상품을 찾게 만든다. 이미지가 좋아야 상품이 많이 팔리는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금의 사회가 실물을 중요시 하는 모더니즘 사회에서 이미지를 중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변화되고 있음을, 어쩌면 이미 변화되었음을 나타내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성과 효율성 그리고 기술을 중시하면 할수록 더 좋은 세상이 온다는 서구중심의 모더니즘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물론 이성과 효율성은 여전히 중요하며 또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이런 점을 강조하다 보니 이것이 사람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술을 중시해야 하나 사람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술만능주의는 인간소외와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키게 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해소하기 위해 나온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흑백논리식 사회에서 점점 다양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실물보다는 이미지를 더 강조하며, 사람과 환경을 고려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이미지, 다양성 그리고 환경을 중시하는 포스트모던 사회에 이미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이미지나 다양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감각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는, 원칙이 없는 세상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이미지는 실물이 뒷받침될 때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바닷가에 쌓아올린 모래성처럼 이미지는 일시에 추락하게 된다. 다양성을 강조하고 존중하는 것은 좋으나 우리 사회에 필요한 기본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이미지와 실물이 같이 중시되고 다양성과 최소한의 기본원칙이 함께 존중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성장환(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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