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 고령군수, 선거 8일만에 한나라 복당 신청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한 이태근 고령군수가 한나라당에 복당하겠다고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군수의 복당은 지역의 이인기 한나라당 국회의원과의 관계 개선 문제와도 연계돼 있어 지역 정가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 군수는 5·31 지방선거 이전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자신이 경선 후보 대상에서조차 배제되자, 공천 신청을 철회한 뒤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이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지역의 이인기 의원이 자신과의 개인 감정을 당 공천에 개입시켜 객관성과 공정성을 무시한 경선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명예 회복'을 위해 선거에서 이긴 뒤 반드시 복당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군수는 최근 "복당하겠다는 나를 지지해 준 주민들의 의사를 거스를 수 없다. 복당 방법과 시기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당과 접촉, 복당 절차를 밟겠다."며 "이 의원이 (나의) 복당을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한나라당도 명분만 갖춰지면 환영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경북도당은 "본인이 희망하면 복당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당은 "다만 도당 윤리위원회 논의와 이인기 의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또 선거 직후인데다 복당과 관련된 당내 분란, 내년 대선에서의 이해득실 등도 고려해야 해 적잖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인기 의원은 복당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 의원은 "일단 신중해야 한다. 이 군수의 복당으로 지역민과 당원들한테 당이 교만하다고 보일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현재의 도당 위원장이 6월 말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새 위원장으로 바뀌면 현재 무소속이 당선된 군위, 의성, 울릉 등과 같이 논의해 볼 수는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는 5·31 지방선거 한나라당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이 기초단체장 공천 중 가장 먼저 이 군수를 공천에서 배제시킨데다 이 군수도 선거 기간 내내 이 의원과 각을 세웠던 것에 비춰 볼 때 이 군수의 복당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