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전 원내대표를 대표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강 전 원내대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당권 추대 움직임은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 문제와 맞물려 있어, 7·11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7일 대구 출신 의원들은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 모임을 가졌다. 안택수(북을)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문제를 의논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는 안 의원 문제보다 강 전 원내대표 진로 문제가 주요 화제였다. 지방선거 이후 처음 모인 자리이고 전당대회를 한 달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은 만큼 당 대표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대구 의원들의 맏형인 박종근 의원은 이날 강 전 원내대표의 당권 출마 문제를 대구·경북의 위상과 연결해 거론했다. 박 의원은 "현재 당권에 도전하려는 의원들이 많지만 강 전 원내대표 정도가 나와야 지역 정치권이 단합해 밀어 줄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만약 강 전 원내대표가 출마하지 않으면 대구·경북의 표심이 흩어져 최고위원도 한 명 내지 못한 채 중앙무대에서 지역세가 고사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이명규 의원도 "대구·경북의 병참기지론 얘기는 하루 이틀 전의 얘기가 아니다. 표만 밀어주고 당내 역할에서는 뒷전에 밀리는 현상을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느냐?"며 "지역민들 얼굴 보기가 민망한 적이 많다."고 지역 정치권의 당내 위상 문제를 지적했다. 당내 역할에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대구·경북이 강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강한 응집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권 도전에서 당권 출마로 내리막 곡선을 타는 것 아니냐고 비쳐질 지도 모르는 데 대한 보완 설명도 나왔다. "당장이야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모두 대구·경북의 표를 얻어야 하는 만큼 강 전 원내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역의 몰표를 얻을 경우 오히려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라고 어느 의원은 주장했다.
이같은 목소리가 대구 의원들 사이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우선 7일 오후에 모인 당내 영남권 초선의원 모임(낙동모임)에서 김태환·이명규 의원이 강 전 원내대표의 당권 도전을 거론, 부산·경남 의원들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대권 승리를 위한 대표 카드로 괜찮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오을 경북도당위원장이 9일 마련할 경북 의원 조찬모임에서 김태환 의원이 당내에 일고 있는 강 전 원내대표의 대표 추대 분위기를 전하기로 해 논의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