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단체장 당선자, 업무파악 '동분서주'

다음달 취임을 앞둔 대구 8개 구청장·군수 당선자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인수위원회를 꾸리는 등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 기초단체장 당선자들도 당선 인사와 업무 파악에 분주하다.

특히 행정 경험 없이 새롭게 당선된 일부 구청장 당선자들은 업무 파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반면 행정관료 출신 당선자들은 한결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정신없이 바빠요."

중·동·수성 구청장 당선자들은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 때문에 업무 파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인 중구 윤순영 당선자는 다음주부터 업무 보고를 받기로 했다. 우선 전체적인 브리핑을 받은 후 과별로 실무 책임자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고받기로 했다. 이어 윤 당선자가 별도로 전문가를 만나 아이디어를 얻을 계획이다.

또 여성 구청장 당선자로 당선 인사에도 정신이 없다. 역내 열리는 각종 행사, 모임에 초청 1순위가 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국 3명의 여성 구청장 중 한 명인 덕분에 중앙 부처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도 주요 초대 인사가 됐다.

동구 이재만 당선자는 이미 업무 파악에 들어갔다. 동구에 혁신도시, 동대구 역세권, 봉무단지 등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줄줄이 계획돼 있는 때문에 이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 전담반을 꾸릴 계획이다. 또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구청으로부터 6급 이상 공무원 인사기록카드를 건네받았다.

이 당선자는 공무원 혁신을 위해 채찍과 당근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수성구 김형렬 당선자는 15일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다. 부산떨며 거창하게 보고를 받기보다는 우선 서류를 통해 대략적인 사업 추진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구청장 출마 준비를 해온 덕분에 나름대로 구청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업무 보고는 취임식을 한 뒤에 받겠다고 했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서 김 당선자는 "수성구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공무원 출신들이 대거 나선 탓에 자의반 타의반 공무원들의 줄세우기와 편가르기가 많았다."고 말하면서도 "과거는 묻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소 여유 있어요."

서·남·북·달서 구청장 당선자와 달성군수 당선자는 해당지역 구청장 또는 부구청장, 공무원 출신이어서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다.

재선인 서구 윤진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지난 1일부터 정상 출근해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4년 동안 구정을 끌어온 덕분에 별도 업무 보고는 필요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취임한 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의 구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방침이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에 따라 과감하게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남구 임병헌 당선자는 지난 1999년부터 3년간 남구 부구청장을 역임한 덕분에 나름대로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20일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인 임 당선자는 현재 당선 인사를 하면서 구정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을 만나서 다양한 견해를 듣고 있다.

재선의 북구 이종화 당선자는 지역 발전의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역내 주거환경 개선과 각종 인프라, 교통편의 개선 등 공약을 지킬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것. 때문에 당선 인사와 함께 안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구정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달서구의 곽대훈 당선자는 15일까지는 당선 인사에 치중하고 이후 취임식 준비를 할 방침이다. 선거 전까지 부구청장을 지낸 덕분에 업무 보고를 별도로 받지 않을 방침이다. 구청장 대행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간섭하면 업무에 혼선을 줄 수 있어 가능하면 취임식 전까지 조용히 지내며 이후 구상을 할 방침이다.

달성군 이종진 당선자는 공약사항을 중심으로 기간별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오전 군청 공무원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하는 이 당선자는 테크노폴리스 건설 등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오후에는 당선 인사에 주력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