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낮잠이라곤 모른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점심 식사 후 살짝 낮잠의 유혹을 받곤 한다. 때로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달콤한 수마(垂魔)의 유혹에 시달린다. 직장인들에겐 고통의 시간(?)이다. 아무리 제 살을 꼬집고 눈을 크게 뜨려 해도 이미 눈꺼풀은 천근만근처럼 무거워지고, 고개는 앞뒤좌우로 노를 젓기 시작한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직장인들을 상대로 낮잠을 자는 그룹과 자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작업의 효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낮잠을 잔 그룹의 작업효율이 높더라는 것이다. 낮잠을 잘 경우 대뇌가 정보를 가공하는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것. 과학잡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도 하루 10~20분의 짧은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학습'기억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뛰어난 예술가, 천재, 정치가 등 유명인사들 중 낮잠 예찬론자들이 많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4시간마다 15분씩 낮잠을 잤고, 백남준도 "창조적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주는 의식과 무의식이 만나는 시간이 바로 낮잠 시간"이라고 말했다. 과학자 뉴턴, 발명왕 에디슨,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등도 낮잠을 즐겼다.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과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낮잠이 일상화돼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낮의 '시에스타(siesta)' 풍습. 무더운 한낮에는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낮잠으로 원기를 회복하여 저녁까지 일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한다. 시에스타는 나라마다 약간씩 달라 스페인은 오후 1~4시, 이탈리아는 오후 1시~3시 30분, 그리스는 오후 2~4시 등이다. 상점이나 레스토랑들은 물론 은행이나 TV방송조차 쉴 정도다.
○…독일 월드컵 출전 스페인 선수들에게 '낮잠 금지령'이 떨어졌다. 15일 오후 3시 우크라이나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내려진 비상 조치. 스페인은 시에스타가 있는 나라 중에서도 가장 긴 낮잠을 즐겨 자국의 프리메라리가도 오후 5시 전에는 열리지 않는다. 스페인은 튀니지와의 2차전은 오후 9시에 있지만 3차전인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경기는 오후 4시에 있어 온 국민이 때아닌 '낮잠과의 사투'를 벌여야 할 판이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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