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론]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권리보장

여성문제는 사회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왜 여성문제만 있고 남성 문제는 없는가를 물을 때 모르기는 하지만 약자의 위치에서 여성이 지니는 노동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시기를 보면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로 산업화가 시작되고 여성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부터이다. 그러나 직업에 있어서 불평등한 관계, 즉 고용이나 임금, 승진, 가사노동을 사회화 하는데 실패하면서 여성문제도 대두되기 시작했다.

산업사회 이전 여성의 역할은 가정에서 가사노동의 책임, 자녀문제, 가족의 건강문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출산을 담당해 왔다. 산업사회의 출현으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성이 사회활동,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여성이 담당해야 하는 책임과 역할도 가사노동에서 사회노동으로 확장됐다. 여성들의 삶 또한 대단히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혹자는 여성은 산업화로 인한 경제활동으로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 받았다고 한다. 이 엄청난 사회적 변화와 함께 여성이 져야 할 짐도 두 세배로 커졌다. 하지만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노력만큼 정당한 대가나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

여권신장을 위한 투쟁이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100여년 전에 제기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문제를 바라 볼 때 어떠한 대답도 만족스럽게 얻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 요구에 답할 것이며, 그리고 언제 어떻게, 과연 남녀 불평등이 사라지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남녀가 서로 돕는 협력자로 공존하는 평등사회는 올 것인가?

이와함께 그동안의 문제제기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과연 여성이 어떻게 하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질 것인가를 하는 묻는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동등하려고 했을 때 여성은 슈퍼 우먼이 되기를 요구한다.

최근 영국여성운동이 새로운 이론으로 전환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단체인 'Women's Institute'가 개최했던 토론회 결론은 "여성들이 사회가 아닌 가정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영국여성운동은 참정권(1918~1928년) 운동부터 시작해 동일임금과 동일노동이 1970년대에 법으로 제정되기까지 백년을 넘게 투쟁해온 결과 여성의 사회적인 진출과 전문직업인으로서 사회진출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왜 그들은 가정으로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이러한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를 보면 첫째, 여성들이 목적에 도달하고 보니 그곳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곳, 즉 남성주도의 사회는 여성으로서 넘지 못할 벽이 너무 많았다. 둘째, 여성들이 전문 직업인이 되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볼 때 별 도움이 안된다. 마지막으로 출산과 육아와 교육문제 등을 들고 있다. 특별히 출산과 육아문제는 어려운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 가중되어 있다. 여성노동력을 사회의 필요에 의해 활용을 하면서도 여성의 짐은 사회가 함께 풀어가지 못하고 있다.

여성문제에 있어서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올바른 문제제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남성과 여성이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이 정해져 있었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혼돈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역할이 부정확 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회 경제활동만 하는 남성과 비교 할 때,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그것은 사회가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주어야 한다.

왜 사회가 여성의 역할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여성의 역할이 분명하게 주어짐과 동시에 책임과 권리도 함께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국가의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도록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담아 들을 자세가 필요하다.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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