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취재진의 숙소가 있는 독일의 메트만시는 뒤셀도르프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인구 4만명의 소도시. 메트만에서 다시 차로 10여분 정도를 달리면 네안데르탈이라는 소도시가 나온다. 네안데르탈은 인류의 조상인 네안데르탈인이 발견된 곳이다. 이 곳에는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유적 등이 전시된 박물관이 있는데 20일 현장 학습을 나온 인근 초등학생들로 붐볐다. 일부 독일 초등학생들은 여가차 잠시 이 곳을 찾은 한국 취재진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할로"라고 인사를 건넨 뒤 독일월드컵 때문에 왔는지, 어느 나라 팀인지 등을 묻곤 했다. 한 독일인 어린이는 "도이칠란~트"라고 구호를 외친 뒤 뒤이어 "대~한민국"이라고 외치며 아는 척을 하기도 했다.
독일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일부 독일인들은 한국 기자들인줄 알고 "코레아~"라고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대~한민국"이라며 성원을 보내는 독일인들이 적지 않다. 동양인을 보기가 힘든 소도시인 메트만에서도 거리를 다니는 한국 취재진들을 보고 호기심어린 표정을 보이다 간혹 "자패니즈?"라고 묻는 독일인들이 있지만 바로 "코레아?"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국력이 커진 한국과 월드컵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으로 인해 '코레아'와 '대~한민국'을 알고 있는 독일인들이 더 많아진 듯 하다.
19일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도 한국이 경기 종반 동점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의 많은 독일인들이 붉은 악마 못지 않게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광하기도 했다. 독일의 숙적인 프랑스를 한국이 한 방 먹인 데 대해 좋아한 측면이 있지만 강호에 눌리지 않고 날카로운 역습을 성공시킨 한국 축구에 매력을 느낀 때문일 것이다.
월드컵이 열리기 이전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는 한국 축구를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홈 그라운드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에서 4강을 이루긴 했지만 이번에는 16강 진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강력한 압박과 날카로운 공격으로 잇따라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자 한국의 행보에 점차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16강 진출을 다투는 스위스의 언론은 프랑스전에 터진 박지성의 골이 '이상한 골'이었다며 폄하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팀에게는 때로는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는 스위스를 물리치고 16강 고지에 올라서야 하는 과제가 더 남아 있다. 24일이 밝아오면 독일과 유럽, 그리고 세계가 한국 축구를 더욱 주목하게 되기를...
레버쿠젠(독일)에서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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