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정상화 가능할까?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6)가 내달 13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영화제 정상화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PiFan 조직위원회가 2004년 12월 김홍준 당시 집행위원장을 임기 내 해촉하자 스태프들이 반발하고 영화인들이 제9회 영화제 보이콧 움직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PiFan 측은 영화인과의 화해 없이는 영화제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없는 터라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인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올 3월 영화제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홍건표 부천시장은 영화인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영화인회의와 영화제작가협회 등에 서한을 보내 사과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서한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는 영화인들의 입장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1회 PiFan 집행위원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9월 집행위원장에 복귀한 이장호 감독도 적극적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두 번째로 열린 PiFan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위원장은 개막작 등 영화제 초청작과 부대행사에 대한 설명에 앞서 'PiFan 정상화 노력에 대한 집행위원장 소견'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제 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16일 임시총회를 통해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사회를 해체했다"고 말했다. 조직위 총회와 함께 부천영화제 의결기구였던 이사회는 총회 개최 이전에 의제를 심의하면서 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 등을 결의했던 기구. 이 위원장은 "문제가 됐던 이사회를 해체해 시스템적으로 문제의 불씨를 없애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영화인회의와 영화제작가협회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영화인회의 유창서 사무국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천영화제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회를 없애고 조직위원회(임원회)만을 의결기구로 둔다고 하던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천영화제가 부산영화제 등과 더불어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만큼 영화인들도 영화제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렇지만 문제의 원인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제작가협회 오기민 정책위원장은 "문제를 일으킨 이사들이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의결기구인 조직위원으로 남아 있다면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느냐?"라면서 "뭐가 해결됐는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영화제 개막작으로 '삼거리 극장'을 출품한 LJ필름 측은 "이달 초 개막작을 출품하면서 영화인과 부천영화제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개막작 출품을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영화인회의와 부천영화제 집행위에 전달한 상태"라면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부천영화제 측이 영화인회의와 영화제작가협회 등에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 있어 영화제 측과 영화인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

영화제 개막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영화제 정상화 문제가 어떤 쪽으로 방향을 틀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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