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각장서 태워 버릴까"…10대들의 엽기 보복살해

"산에다 묻어 버릴까, 아니면 철길 옆에 버릴까, 소각장에서 태워 버릴까"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영화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10대들이 친구를 폭행한 사람을 살해한 뒤 사체처리 방법을 두고 나눈 대화다.

30일 살인 등의 혐의로 부산 사상경찰서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유모(18)군과 조모(18.여)양 등 6명은 가출청소년으로 단칸방을 얻어 함께 어울려 지냈다.

그러다 조양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김모(18)군 일행에게 폭행당하자 다음날 조양은 김군을 자취방으로 납치해 6명이 번갈아 가며 김군을 감금 폭행해 4일만에 숨지게 했다.

이들은 "이런 ××는 일주일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며 김군을 밧줄로 묶어놓고 PVC 파이프와 주먹, 발 등으로 온몸을 마구 때렸다. 정신을 잃으면 깨워 다시 때렸고 3일만에 김군이 좌측 대최부가 골절되고 의식불명에 빠졌으나 집단 구타는 계속됐다.

결국 집단폭행을 못이긴 김군은 4일만에 숨졌으나 '비정한' 이들은 사체처리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었다.

"묻자, 버리자, 태워 버리자"

인간의 탈을 쓰고는 할 수 없는 말들이 오갔다.

결국 이들은 김군의 사체를 이불로 싼 뒤 자취방 담벽 틈에 버리기로 했다. 사체를 옮기다 이웃사람에 들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사체를 버리고도 이들은 2달여 동안 그 자취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생활했다.

이들은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채 자신들의 범행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소한 이유로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사체를 내다버리고도 죄의식 없이 평소처럼 생활해 온 10대들의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행에 할 말을 잃었다"며 씁쓸해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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