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막을 내린 대구연극제는 지역 연극인들의 무관심을 드러내며 향토 연극 발전을 위해 연극인들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대구연극제는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지역의 가장 권위 있는 연극 축제이자 대구연극의 경연의 장. 그러나 이번 연극제 경우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극단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연극인들 스스로 볼거리 없는 축제를 만들어 '지역 최대의 연극 축제'라는 명색을 무색케 했다.
이는 단 3편에 그친 출품작품 편수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경쟁 2개 작품, 비경쟁부문 1개 작품이 출품돼 구색을 갖추기는 했으나 대구 연극협회에 등록된 극단이 11개(시립극단 및 준회원극단 3개 제외)에 이르는 점을 감안한다면 많은 연극인들 스스로 축제에 등을 돌렸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 연극인은 "이번 연극제를 보면서 연극인들 스스로가 지역연극계의 위상을 깎아 내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서로에게 잘못된 원인을 찾으려는 연극인들간의 갈등과 반목을 걷어내고 예술혼을 되살리는 연극인 스스로의 반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때문에 최근 잇단 전국연극제 수상으로 고무된 지역 연극계의 분위기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연극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엮어내지 못했다는 자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예년에 비해 참가작품이 줄어들면서 관객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긴다는 연극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또 전국연극제에 나갈 대구의 대표작품을 선정하는 경쟁부문에 단 2개 작품만이 출품됐다는 것은 대표성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더욱이 경쟁부문의 한 작품 경우 이미 동명극단에 의해 수 차례 무대에 올려졌던 기성작품이어서 경쟁작 출품 자격시비와 함께 다양한 작품 감상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기대도 저버렸다. 그나마 연기력을 갖춘 젊은 배우, 연출가, 지역 작가 등의 등장 등이 이번 연극제가 얻은 성과라면 성과다.
최현묵 심사위원장은 "신청 작품에 대한 지원 방식에서 탈피해 지난 한해 동안 무대에 오른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추천, 연극제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도입하거나 연중 공연작품에 대한 심사를 벌인다면 내실있는 운영과 함께 축제의 의미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23회 대구연극제 대상은 이송희레퍼터리의 '육교에서 시를 읊다'가 받았으며 연출상은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정철원 씨가 수상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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