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면 따분하고 재미없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백, 수천 년간의 시공 차이를 단숨에 허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역사가 따분할까?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현경병(44) 코리아파워(www.koreapower.net) 대표의 우리역사 바로 알리기 운동은 이같은 의문에서부터 시작됐다.
현 씨는 청년기 시절 우연찮게 만난 한 일본인으로부터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우리나라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고가의 예술품이나 유물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일본이 더 많이 갖고 있었다. 우리의 뿌리를 일본인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그 길로 우리 역사 찾기에 몰입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전문가가 됐다. 그의 연구를 집대성한 '코리아 파워'에만 해도 놀랄만한 사실들이 많다. 그동안 당연시돼 온 역사적 사실들을 명확한 증거로 반박해 뒤집는 논리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무릎을 치게 된다.
'동의보감'을 허준 혼자서 지은 게 아니라는 점, 원나라는 개방화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문익점이 목화씨를 굳이 붓통에 숨겨 들여 왔을 리가 없다는 주장, 김치가 중국에서 들어온 게 아니라 순수 토종 음식이라는 점, 현재 국정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처럼 '일제 36년'이 아니라 '일제강점 35년'이라는 점 등 눈길을 끄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새롭게 발견한 과거를 현재 일에 적용시키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붉은 악마'의 명칭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공식 명칭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하던 월드컵 응원단 지도부에게 중국과 한국에서 전쟁의 신으로 불리던 치우(蚩尤)를 모델화하자고 제안한 것. 현 씨에 따르면 치우는 우리 역사의 실존 인물인데,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뿔과 붉은 몸체의 '붉은 악마'가 탄생했다.
그의 독창적인 주장은 '브랜드 코리아.COM' 등 5권의 저서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굳이 책으로 편찬하게 된 이유는 '대한민국의 우수성을 알고 세계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찾아보면 무궁무진한 자랑스런 우리 역사를 인지해 자긍심을 갖고 '폼나게' 지구본을 돌려보자."고 제안한다.
현 씨의 고향은 영천. 계성고를 졸업해 29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관계에 진출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역사관 때문에 뿌리쳤다. "행정고시 패스는 내가 멍청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 하고 싶은 역사 개발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정계 진출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재 그는 한나라당 서울 노원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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