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 자매 '사랑갚는 보은여행'

사랑·지혜양 러·中·泰서 샴쌍둥이 돕기행사 참가

2003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분리수술에 성공한 한국의 샴쌍둥이 자매가 외국 샴쌍둥이를 돕기 위한 '보은(報恩) 여행'을 떠난다.

2003년 척추와 엉덩이가 붙은 샴쌍둥이로 태어나 주위의 도움으로 분리수술을 받은 민사랑·지혜(3) 자매의 부모 민승준(37)·장윤경(35.여)씨는 이달 27일부터 두 딸과 함께 러시아, 중국, 태국의 샴쌍둥이를 만나는 여행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날아가 지난해 7월 태어난 샴쌍둥이 베로니카·크리스티아 자매에게 국내에서 모금한 350여만원을 수술비로 전달한다.

이어 샴쌍둥이협회 '희망봉사단' 회원과 함께 다음달 17일부터 태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 현지 샴쌍둥이 어린이들을 만나 격려하고 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행사를 갖는다.

특히 태국 방콕과 캔콘에서는 한국의 직장인으로 짜여진 록밴드 '소닉붐'의 성금 모금을 위한 콘서트와 샴쌍둥이 사진전을 열어 샴쌍둥이 가족의 어려움을 알리고 관심을 촉구할 계획이다.

민씨는 "아이들이 태어나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커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됐다. 나라마다 샴쌍둥이를 돕는 단체가 생겨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이번 여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넉달 동안 콘서트를 준비해왔다는 '소닉붐' 리더 김정훈(36)씨는 "음악을 통해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후원자와 후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샴쌍둥이를 돕기로 결심하고 태국어 노래를 맹연습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순수한 사랑과 지혜'(cafe.daum.net/loveinwisdom) 회원과 1일 출범한 샴쌍둥이협회 '희망봉사단' 회원 중 일부도 여행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샴쌍둥이협회 홍보대사인 쌍둥이자매 그룹 '뚜띠'와 가수 조관우씨 등이 참여하는 자선콘서트가 8월 12일 열리는 등 샴쌍둥이들을 돕기 위한 국내 모금활동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민씨는 "외국에서의 모금활동이 제약이 많을 뿐 아니라 현지 샴쌍둥이 가족의 형편이 워낙 어려워 연락조차 잘 닿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모두 같은 사람인 만큼 사랑이와 지혜를 도와주셨던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모금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