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로제-토니, 리그 득점왕 4강 격돌

'분데스리가냐, 세리에A냐'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릴 2006 독일월드컵축구 독일-이탈리아의 첫 4강전은 결승행 티켓의 주인공을 결정짓는 빅매치일 뿐 아니라 전통적 강국인 양국 프로축구 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다.

2005-2006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미로슬라프 클로제(28.베르더 브레멘)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 루카 토니(29.피오렌티나)가 격돌하기 때문이다.

또 두 팀의 막내인 루카스 포돌스키(21.FC쾰른)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24.AC밀란)의 '특급 루키'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최근 대결에서는 이탈리아 세리에A가 먼저 웃었다. 두 팀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초 가진 평가전에서 토니의 2골과 질라르디노의 1골 등 독일에 4-1 대승을 거뒀다.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클로제와 포돌스키는 이번 4강전에서 분데스리가의 매서운 공격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설욕을 노리고 있다.

◇ 클로제·토니 '리그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클로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5골을 뽑아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 당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헤딩으로만 3골을 몰아치며 '골든헤드', '헤딩머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5-2006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5골로 득점왕에 오른 클로제는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이 기대되며 전세계 축구팬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는데 개막전부터 두 골을 뽑아내 이에 보답했다.

특히 개막전 두 골은 머리가 아닌 발끝에서 나와 '온 몸이 득점 병기'라는 별명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재까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전까지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지난 대회와 같은 5골을 터트려 골든슈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클로제는 이같은 골감각의 여세를 4강전까지 이어나가 팀의 결승 진출과 분데스리가 자존심 회복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세리에A 득점왕 토니는 34경기에 출전해 31골을 터트려 객관적 리그 성적으로만 보면 클로제보다 앞서 있지만 월드컵에서 성적은 아직까지 별로다.

조별리그 1, 2차전에 선발로 나왔으나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 데다 3차전에서는 아예 뛰지 못했다. 16강전에서도 선발로 나왔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채 후반 11분 교체 아웃됐다.

하지만 골잡이로서 토니의 진가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져 나왔다. 동유럽 강호 우크라이나와 8강전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득점포를 가동시키며 두 골을 작렬, 팀의 4강행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사실 토니는 이번 대회가 자신의 월드컵 데뷔무대인 늦깎이다. 2004년 27살의 나이에 뒤늦게 '아주리 군단' 유니폼을 입은 토니는 대회 유럽지역 예선 8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이탈리아의 새로운 해결사로 각광을 받았다.

토니가 8강전에서 회복한 골 감각을 4강전에서도 이어나가 세리에A 득점왕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포돌스키·질라르디노 '특급 루키는 바로 나'

1985년생으로 독일 대표팀에서 막내인 포돌스키는 이번 대회에서 신설된 '질레트 신인선수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현재까지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3골을 뽑아냈다.

19세이던 2004 년 6월 독일 대표팀 일원으로 데뷔전을 치른 포돌스키는 A매치 30경기에서 15골을 기록, 두 경기에 한 골씩 넣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으로 전차군단 독일의 4번째 월드컵 우승에 큰 힘을 싣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경기를 읽는 시야가 넓고 폭발적인 스피드까지 가졌다는 평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4경기에 출전해 3골을 터트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쾰른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 출신인 포돌스키는 2004년 쾰른이 2부 리그로 강등 됐을 때도 팀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시즌 24골을 몰아넣어 팀을 다시 1부로 올려놓았다.

이에 대항하는 질라르디노는 이미 나이가 24살이어서 신예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내에서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 로시(23)에 이어 두번째로 나이가 어리다.

질라르디노가 세리에A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3-2004 시즌. AC파르마 소속으로 34경기에서 23골을 넣은 질라르디노는 04-05 시즌 AC 밀란으로 이적해 38경기에서 23골을 폭발시키며 이탈리아 대표팀의 새로운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비교적 나이가 많아 신인상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 선발 출장했으며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1-1 무)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걸출한 팀내 선배들에게 밀려 우크라이나와 8강전에 출전을 못해 과연 준결승에도 출전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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