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재산 상속

최근 전 재산의 85%(370억 달러)를 자선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세상에 감동을 준 워런 버핏은 주식 투자 전문가다. '투자의 귀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릴 정도로 증권가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주식 투자만으로 돈을 벌어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갑부 순위 2위다. 1930년 생인 그는 평범한 주식투자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8세에 주식 관련 책을 읽기 시작해서 11세 때 주식을 처음 산 것으로 알려졌다.

○…13세에 신문배달을 해서 번 돈으로 이발소에 핀볼게임기를 설치 운영했고, 중고 롤스로이스를 구입 임대 사업을 벌여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6천 달러를 모았다고 한다. 버핏이 주식에 본격 입문한 것은 25세 때였다. 총 자산 10만 5천 달러짜리 작은 투자 펀드를 시작했는데 당시 버핏의 지분은 불과 100달러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의 돈벌이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돈놀이다. 그런 사람을 한국적 관행으로 보자면 이른바 '피도 눈물도 없는 수전노'로 불리기 십상이다. 때문에 그가 재산 기부를 발표했을 때 수전노처럼 벌어 이제 다소의 속죄를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일 것이라 추측한 사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최고의 자선가이기도 한 빌 게이츠와 20년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절친한 것처럼 인생을 멋있게 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버핏은 지난해 10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우아하게 늙어가는(aging gracefully)' 미국인 10명에 뽑혔다. 199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 영화배우 로런 배콜,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 전 연방대법원 판사 샌드라 데이 오코너',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등 여성 5명과, 영화배우 폴 뉴먼, 로버트 레드퍼드, 전 국무장관 콜린 파월, 작가 필립 로스와 함께 뽑힐 정도로 기부 이전에도 미국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버핏의 자녀들의 반응은 어떨가. 버핏의 세 자녀들은 아버지의 기부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외신은 전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자녀들은 유산 기대를 않았고 나름대로의 인생 설계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무조건 배우자에게 상속토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히자 덩달아 이런 저런 문제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워린 버핏의 사례를 곱씹어볼 만하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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