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7월 1일 태평양 마셜군도의 산호초 '비키니(Bikini)에서 미국이 행한 공개 핵실험에 세계인은 충격에 빠졌다. 핵폭탄이 투하되자 주위가 온통 불바다가 되면서 표적용 군함이 침몰 혹은 대파됐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7월 5일 세상은 다시 한 번 '비키니'로 인해 경악했다. 디자이너 루이 레아드는 이날 파리의 한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복대회에서 사상 초유의 패션을 선보였다. 가슴과 아랫도리 두(Bi-) 부분만 가리고 나머지 신체는 훤히 드러낸 수영복이었다.
'여성의 몸은 가려야 한다.'는 관념을 파괴시켜버린 이 해괴망측한 의상이 가져온 파장은 비키니 섬의 핵실험 때보다 더한 것이었다. 레아드 자신도 이를 감지했는지 노란 물방울 무늬의 상하 투피스 수영복의 이름을 '비키니'로 정했다.
입으려는 모델이 없어 스트립댄서를 고용해야만 했다는 점은 당시의 사회적 통념을 엿보게 하는 대목. 바티칸이나 소련은 물론 다른 많은 나라들로부터도 비난과 법적 규제가 됐던 비키니는 결국 10여 년 뒤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여성 해방의 상징'으로까지 불리는 비키니는 더욱 많은 신체를 노출시키는 방향으로 진화 혹은 퇴화하고 있다. ▲1811년 베네수엘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1997년 미국 무인탐사선 패스파인더호 화성 착륙.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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