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창의성의 역사로 대변됩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미래 사회에서 창의력은 개인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지식기반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의 경쟁력은 바로 창의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신문사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이 지역과 국가의 가장 희소성 높은 자원을 길러내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에 따라 창의성 교육의 메카로 꼽히는 대구시 교육청과 공동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Hi Study'에서는 학교 안팎에서 진행되는 창의성 교육의 현장을 소개하고, 교사·학생들의 땀이 녹아든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한편 가정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호에는 지난달 교사 20명, 학생 80명이 참가한 대구중등창의콥연구회의 창의캠프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녀의 미래 경쟁력을 높여줄 창의성 프로젝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1. 생각 열고, 마음 열어 아이디어 잔치를 베풀었답니다.
2006년 6월10일, 학생 넷에 교사 한 명씩, 스무 개 학교에서 '창의(創意)' 깃발을 내걸고 참여한 창의 프로젝트 캠프가 문을 열었다. 세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수련원으로 출발, 주말을 반납하고 1박2일간의 창의 캠프를 시작한 것이다.
3월초부터 준비를 시작해 다섯 개의 프로젝트를 다섯 마당으로 나누어 만 28시간 동안 진행한 캠프는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14명의 운영 교사들도 긴장과 흥분으로 시작했다.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한비야 프로젝트. 새로운 국제봉사단체를 만들고 홍보물을 제작한 다음, 이를 참가자 모두 앞에서 전시하고, 발표하는 것이다.
각 프로젝트별로 이어진 참가자 및 작업 내용 소개, 학교별 활동, 그리고 발표. 참가자들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심지어 함께 즐기는 촛불 결연 한마당에서까지도 무엇을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중간 중간 작업 내용을 점검하고,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운영 교사들은 잠 자는 시간도 잊고 열중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열의에 놀랐다. 더 놀란 것은 다음 날 아침, 잠깐씩 눈을 붙인 사이, 이 방 저 방에서 가지고 나온 그 결과물들 때문이다. 세상에! 중학생들이, 작업을 시작한 지 10시간도 안 되었는데 저런 작품을 만들어낸단 말인가.
시간이 없어서, 생각이 짧아서,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된다. 할 수 있었다. 정교하고도 세련되고, 유용하면서도 독창적인 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교사들의 정성이 함께 녹아 더욱 아름다운 작품들이 스무 개, 모두 금메달을 안겨도 충분한 소담스런 작품들이 그 날, 거기 있었다.
#2. 샘, 우리 다음에 또 와도 되요?
"뭐라고? 또 온다고?"
"너희들, 너무 힘들지 않았나?"
"그래도 한 번 더 하면 훨씬 잘 할 것 같은데요…."
놀랐습니다. 아니 그렇게 말할 줄 몰랐습니다. 꼬박 하루 밤을 새웠는데, 학교생활 하고 피곤할 텐데, 쉬는 토요일에 쉬지도 못하고 여기 와서 힘들었을 텐데, 또 오고 싶어 하다니요?
"밤새 이만큼 했단 말이에요?"
"이런 아이디어는 누가 생각해 낸 것인가요? 섬칫하네요. 그렇지만 곧 다가올 미래 같기도 하고."
놀랐습니다. 이것이 중학생들의 작품이라구요? 물론 선생님들이 함께 하셨지만 선생님들 역시 우리가 만든 프로젝트의 전문가는 아닌데, 언제 이런 아이디어를 꺼내놓고 다듬고, 뚝딱뚝딱 작품을 만들어 놓으셨을까요?
그렇지만 사실입니다. 중학교 다니는 우리 집 아이도 다음엔 데리고 오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분주하여 지치고, 하룻밤 힘겨웠지만 가슴 한 가득 가능성을 안고 갑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들 그러하실 겁니다. 말로만 '창의'하지 않고 우리 머리로, 몸으로, 손발로 그린 '창의(創意)', 가을에 창의 축제 하면 꼭 보러 오십시오. 아니, 한 번 더 참여의 기회가 있습니다. 9월 캠프 때 뵙지요.
#3. 캠프에서 발견한 가능성
준비를 시작하고 떠날 때까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의 달콤한 휴식을 반납하고 캠프에 참가한 분들의 모습은 놀라웠습니다. 활동 시간이나 과제의 난이도가 적정한가부터 잠자리, 식사, 활동 장소의 편이성 등 준비하고 운영하는 교사들로서는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 주었고, 가능성을 확인케 해 주어 마음 뿌듯합니다.
아마 학생들은 아침 독서 10분 운동을 벌여야 하는 교사들의 마음을 이해했을 겁니다. 문제가 주어지고 해결하자니 지식이 필요하고, 지식을 만들고 구체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했을 겁니다. 교사들도 깨달았을 겁니다.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하는 이유, 학생들 능력의 샘을 파고 그 시원한 물맛을 알려주어야 하는 역할이 우리 교사들에게 있음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 운영 교사들도 확인했습니다. 20분의 뜻있는 교사들, 80명의 열정적 창의 전사들이 더 신나고 힘이 솟는 학교 현장을 만들어 주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최진아(경대사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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