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수성 강한 지역서도 여성 진출 '활발'

여성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보수성 강한 대구·경북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이번 주 여성주간을 맞아 여성들의 활약상을 점검해 본 결과, 그들은 더 이상 '솥뚜껑 운전사'가 아니었다.

대구에서 여성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교원, 공무원 분야. 지난 해 말 현재 대구 초교의 여교사 비율은 전체의 77.1%로 1998년(65%)보다 12.1%포인트 늘었다. 98년 50.5%와 21.3%였던 중학교와 고교 여교사 비율은 2005년 들어 각각 66.3%와 32.6%로 증가했다.

98년 10명 안팎이었던 교장직급 여성도 2005년엔 3배가 넘는 32명까지 불었다. 지난 3월 부임한 대구 남부초교 권복술 교장은 "학교에 찾아오는 학부모님들의 절대 다수가 어머니라는 점에서 터놓고 얘기하기가 훨씬 편하다."며 "업무추진 능력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아니라 개인차가 존재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2001년 전체의 23.7%였던 대구시 여성 공무원 비율은 올해 7월 현재 28.8%까지 늘어났다. 2001년 5.5% 수준이었던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도 7% 수준까지 증가했다.

사기업에서도 사장에서 임원까지 여성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2001년 여성 지점장을 처음 발탁한 대구은행은 지난 5년 간 지점장급 여성임원을 5명까지 늘렸다. 올 1월 대구 수성구 범어 4동지점에 발령받은 양현숙 지점장은 "부임하자마자 단골 고객들에게 영산홍을 보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며 "여성특유의 감성마켓팅이 업무능률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 최현아 간사는 "1999년 발족당시 27명이었던 여사장 회원들이 지금은 189명까지 늘었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제조업 현장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이제 대구·경북 사람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부터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 이상 남녀 구분을 두지 말고, 능력 구분만 두자는 것.

실제로 지난 해 대구경북연구원 양성평등센터가 펴낸 2005 대구여성통계연보에 따르면 2003년 기준 대구의 출생성비(여아 100명에 대한 남아 숫자)는 112.5로 울산, 경남에 이어 전국 3위의 불균형을 기록했다.

셋째 자녀 출생 성비는 무려 186.6으로 단연 전국 1위. 가사노동 공평분담 비율(4.5%)도 전국 평균 8.1%를 한참 밑돌아 전국 최하위 수준이었다.

대구시의 고위 관리직종 여성근무 비율은 0.5% 미만이었고 여성취업자의 60.5%가 도·소매, 음식, 숙박, 제조업에 근무하는 등 노동의 질적 측면에서 남성에 뒤졌다. 여성 임금 수준은 남성의 65.2%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여성경제참가율이 50%안팎에 그쳐 70%가 넘는 남성들과 대조를 보였다.

때문에 "여성들의 적극적 사회참여와 능력개발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양성평등센터 이미원 책임연구원은 "2004년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인간개발지수는 177개국 중 22위인 반면, 권한척도는 78개국 중 68위로 나타났다."며 "여성 차별을 해소하려면 전문직, 관리직, 고위직으로의 여성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여성주간= 지난 1일부터 오는 7일까지는 제 11회 여성 주간.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매년 7월 첫째주 1주일간을 여성 주간으로 지키고 있다. 양성 평등의 현주소를 되새겨보자는 취지에 따라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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