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 경선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3일 있은 첫 TV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시종일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기선 제압을 위한 경쟁을 벌였다.
◆'2강'에게 쏠린 화살=군소후보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2강으로 분류되는 강재섭·이재오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정형근 후보는 강 후보를 겨냥해 "TK 출신 후보가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예전에 원내대표로서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일했지만 영남 정당 티를 낸 적은 한번도 없다. 얼마나 관리를 잘 하느냐가 중요하지 지역은 중요하지 않다."고 되받아쳤다.
이 후보에게는 전여옥 후보가 "사학법 재개정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걸고 원내대표가 됐지만 결국 실패했다. 당대표가 되면 어떻게 수많은 약속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겠는가?"라고 따졌다. 이 후보는 "여당의 실질적인 최고 책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사학법 재개정안을 받아주는 것이 옳다는 지지를 이끌어냈다."며 예봉을 피했다.
이 후보는 또 "이번 대표는 관리형 당 대표인데 18대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행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안될 말"이라고 주장한 이규택 후보의 공격에도 시달렸다.
◆박 전 대표 평가에는 한 목소리=개헌 문제 등 현안에는 이견을 보였지만 박 전 대표 평가에서만은 한 목소리를 냈다.
후보들은 개헌 문제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 이재오, 강재섭 후보는 반대한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찬성했다. 또 학교 체벌 금지 법제화 추진에 대해서도 이재오 의원은 찬성한 반면 이규택 의원은 '사랑의 체벌'은 있어야 한다며 법제화를 반대했다.
하지만 박 대표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모두들 후해 의견일치를 보았다. 특히 '2강' 후보들은 "6개월간 같이 활동하면서 박 전 대표의 애국심에 대해 많은 감동을 받았다."(이재오) "박 전 대표가 투쟁경력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국보·사학법에 대해 잘 대처했다."(강재섭)는 등의 호평을 냈다.
◆비장한 각오=이규택 후보의 '제한적 당 대표론'이 또 한번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의 주장은 새로 선출된 당 대표 직을 대선주자가 선출될 때까지만 수행하고 자진 사퇴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다른 후보들과는 이견이 있고 현행 당헌·당규와도 맞지 않는 돌출발언이다.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려는 이 후보만의 '간절한'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유일한 여성 후보자로 이미 여성몫 최고위원직을 배정 받은 전여옥 후보는 "최고위원 한 분이 이 자리에 와있다."는 이재오 후보의 발언에 발끈했다. 전 후보는 "나는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했다. 최고위원이 목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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