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서 창문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뒤가 탁트인 대청에서 볼 수 있듯이 창문은 여름철의 무더위를 해소해주는 바람의 통로다. 또한 집안의 냄새들을 제거해주는 환풍구의 역할을 해주며 실내와 실외공간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요즘 아파트에서도 창문의 역할은 변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의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는 여러면에서 또다른 환경을 갖고 있다. 일부 주상복합 건물에서는 풍압과 외관을 지나치게 고려하여 아파트의 창문을 작게 하고, 또 열리는 각도마저 제한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여름철 온실속에서 더위에 고생하는 입주자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
창문 전체를 커튼월로 설치한 아파트에서는 정도가 더욱 심하며 엄청난 전기료를 부담하고도 생활의 질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에어컨과 강제환기 시스템들이 그 역할의 일부를 보조해주고 있지만, 한계가 있으며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효율상 비경제적인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고급 오피스빌딩처럼 중앙 냉난방 시스템과 공기조화 시스템이 설치된 아파트가 고급아파트로 인식하고, 남들보다 더 높은 곳에서 생활하면서 전망을 즐기는 것이 부의 상징이라 여기며 초고층 아파트를 선호해 왔다. 게다가 주택 회사들도 사업성만을 들먹이며 입주자들의 생활과 자연의 원리에는 그다지 세심한 배려를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아파트라면 그 높이와 형태에 상관없이, 두면 이상은 반드시 외기에 접하게 설계해 자연 환기와 통풍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건축의 기본적인 조건 중 하나이다. 창에 의한 온도의 조절은 주거환경의 쾌적성을 좌우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이를 설비적 해결에 치중한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점을 안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재료의 아름다움과 질적인 면에서 건축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유리는 100여년에 이르는 현대건축의 발전사를 거쳐 매우 우수한 가공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 창호시스템의 눈부신 발전은 초고층에서 풍압을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 앞으로도 초고층 아파트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자연환기가 가능한 주택에 살기를 바라는 입주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개발계획에서부터 설계와 시공에 이르기까지 빛, 소음, 공기의 질, 온도, 조명 등의 기본적인 요소들은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주택의 질적 발전을 위해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하는 핵심적인 조건들이다. 이를 위해 입주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결과에 대해 사전에 검증해야 하는 것이 건축 관계자들의 몫이다.
최명환 정건사 건축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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