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욕심도 없어. 그냥 사람이 그리울 뿐이야. 이렇게 홀로 살다가 언제 죽을지 모를 인생인데 늘그막에 아들이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몰라."
3일 상주 공성면 옥산리 김계형(78) 할머니에게 아들이 생겼다. 지난 1999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지금까지 줄곧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살아온 김 할머니는 정말 오랫만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상주시가 더불어사는 따뜻한 사회 만들기와 고령화 사회의 복지시책 모델 제시를 위해 시작한 '무의탁 독거노인 후견인제도'를 통해 양자를 얻었기 때문. 이제부터 김 할머니에게는 상주시청 천근배 기획감사담당관이 후견인겸 양자가 됐다. 천 기획감사담당관은 "홀몸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의 정"이라며 "수시로 연락하고 방문해 가족같은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목사인 남편을 만나 '임마누엘 공성예수교회'에서 목회활동과 유치원 운영 등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왔으나 이젠 걷기조차 불편하고 양쪽 시력도 떨어지는 등 건강상태가 심각해 누구보다 이웃의 정과 손길이 절실하다.
상주시는 이처럼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무의탁 홀몸노인 25명을 선정해 시청 5급 이상 간부공무원과 '1대1 후견인제'를 시행해 일회성 초청행사 등 형식적인 복지 정책보다는 가족처럼 보살피고 말벗이 돼주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야쿠르트 배달원과 도시락 배달업체 직원, 상주가정봉사원 파견센터 요원, 보건복지부 콜 센터(희망의 전화 129)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무의탁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노인 건강상태와 생활환경 등을 파악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후견인 양아들 공무원에게 연락하도록 했다.
상주시 사회복지과 이미화 씨는 "홀몸노인 후견인제도는 지금까지 각종 행사와 경로잔치에 초청해 안부를 물었던 일회성에서 벗어나 가족같은 복지시책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상주지역의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21.2%나 되는 2만3천여명이며 홀몸노인도 5천800여명에 이른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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