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간제근로 비중 높을수록 출산율은 낮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 분석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중요한 정책으로 인식돼온 시간제근로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는 5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제11회 여성주간 기념 '저출산 해결을 위한 사회문화적 접근' 세미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국의 최근 15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의 시간제근로 비중과 출산율은 뚜렷한 반비례 관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상 시간제근로 기회의 확대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케하는 정책으로 중시돼 왔다.

실제로 정부가 전날 발표한 '여성인력개발종합계획(Dynamic Women Korea 2010)'에서도 사실상 여성 시간제근로직을 대폭 늘리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이 계획의 핵심은 2010년까지 약 60만 명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되 그 가운데 4분의 3을 간병인, 노인을 돕는 실버시터 등 사회서비스 관련직으로 채우겠다는 것인데, 현행 사회서비스직의 대부분은 비정규 또는 시간제 근로자가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장 박사는 그러나 "여성의 시간제근로 비중이 높다는 것은 무급 돌봄노동을 여전히 여성 부담으로 남겨두겠다는 의미로 노동시장이나 가정에서 성평등을 확실하게 추구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 정책은 여성고용 확대와 출산장려 어느 쪽으로도 도움이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성의 돌봄 노동에 대한 보상 의미를 띠는 가족수당 혹은 아동수당 역시 출산율과 반비례 양상을 보인 반면 보육서비스를 위한 재정지출은 가장 일관된 정비례 관계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장 박사는 따라서 "돌봄노동에 대해 국가가 직접적 보상을 통해 가치를 인정하려는 시도보다는 여성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보육서비스 확대를 통해 돌봄 노동을 탈가족화하는 것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야지마 요코 일본내각부 양성평등분석관은 '양성평등과 저출산 대책'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여성의 탄력근무제와 남녀 공히 근무시간 단축 등 일과 생활의 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 형태의 도입을 저출산 현상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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