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신뢰상실이 갈 데까지 간 것 같다. 대한주택공사가 아파트를 분양하며 설계도면과 다르게 편법시공을 해 폭리를 취하거나 특혜분양을 일삼았다니 기가 찬다. 더욱이 이같은 일이 구조적·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듯해 안타깝다.
최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드러난 편법시공 실태를 보면 입주자를 우롱하는 사기행각과 다름없다. 특히 모델하우스 또는 소개책자와 다르게 시공한 게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설계변경을 비롯해 마감재 바꿔치기,시설물 미설치 등을 일삼은 것이다.
편법시공은 일부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 화성과 남양주 그리고 대구 등 전국에 걸쳐 똑같은 방법으로 폭리를 취했다. 한 푼 두 푼 저축해 내 집 마련을 꿈꿨던 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다.
드러난 편법시공과 특혜의 예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주택공사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공공복리를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방에서 임대아파트의 보상 문제로 주민들이 집단 반발했고 또한 임대아파트를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건설 당시의 가격이 아닌 현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산정, 말썽을 빚었다.
온갖 편법을 동원해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국민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공기업은 수익성보다 공공성과 공익성을 우선 추구한다는 점이 사기업과 다르다. 주택공사는 이윤보다는 서민의 입장에서 서민의 심정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관리감독기관인 건교부도 국민들의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김형룡(대구시 서구 비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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