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혼모 쉼터 혜림원 '해외입양인 모국방문 행사'

"배 아닌 가슴으로 낳은 사랑도 소중"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5일 오후 미혼모들에게 소중한 쉼터를 제공해온 (사)대한사회복지회 혜림원에서는 외국인들과 한국인이 함께 어울려 부르는 노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1986년 문을 연 혜림원은 그동안 미혼모 4천여 명과 그 아이들을 돌보고 입양을 주선해온 곳.

이날 모인 이들은 미국, 스웨덴에서 온 해외입양인과 양부모 50여 명, 국내입양을 선택한 7가정, 혜림원에 머물고 있는 미혼모와 아기 등 모두 100여 명. '2006년 해외입양인 모국방문단 행사'에 참석한 참이다.

혜림원을 통해 지난 해 2살 난 남자아이를 입양한 허영숙(36·여·대구시 서구 평리동) 씨는 "핏줄은 어차피 언젠가 끊어질 것이고 내 가정, 내 핏줄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딸(8)이 하나 있는데도 입양을 선택하게 됐다."며 "해외로 입양된 이들을 만나보니 정상적인 가정에서 제대로만 자란다면 해외입양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만삭의 몸으로 혜림원을 찾았던 이민주(가명·여·21) 씨는 "해외입양가족을 만나보니 아이들이 잘 자라주기만 한다면 국내입양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한달 된 딸아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지만 만약 아이가 커서 날 찾을 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바다 건너 온 참가자들은 '아리랑'을 함께 배워 부르고 고전무용 공연을 관람하며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는 기회도 가졌다.

이석인 혜림원 원장은 "이런 자리를 통해 입양아들이 친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살게 해주려고 새 가정으로 떠나보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보람"이라며 "미혼모들에게도 떠나보낼 자녀들이 어떻게 생활하게 될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돼 불안감을 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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