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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친환경 주거단지는? "도시에서도 가능"

친환경 주택을 거론하면 한국에서는 우선 숲속의 전원 주택을 연상하기 쉽다. 뒤집어 보면 도심에서는 불가능한 주거 형태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친환경 주택은 쉽게 말하자면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럽에서 친환경 주택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것은 1980년대. 화학물질로 된 건축 자재로 인한 '새집 증후군' 등 각종 질병과 과도한 에너지 소비, 고층 아파트가 주는 단절성 등이 사회 문제로 인식되면서부터다.

이후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친환경 주거단지가 지구환경 보존의 우선 과제로 거론되면서 각국에서 친환경 주거단지 조성에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친환경 주거 단지의 기본 조건은 ▷토지의 효율적인 사용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주택의 고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 ▷동식물 생존의 기본 환경인 수자원(실개천·연못 등)과 녹지 조성 ▷실내의 쾌적성을 보장할 수 있는 건강한 건축자재 사용과 환기, 방음 문제 해결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이후 친환경 인증 마크를 도입하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친환경 등급제 실시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내의 경우 고급 마감재로 포장을 하고 있지만 벽지나 인조대리석, 코팅된 원목 등 상당수 건축 자재가 염화비닐 등 화학 성분의 자재로 만들어졌거나 유독성 접착제로 시공돼 있으며 환기나 습도 조절이 고려된 아파트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광촉매나 바이오세라믹 등 실내 유독성을 막을 수 있는 시공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이 또한 유독성 자재를 사용한 뒤 폐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일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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