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0년...
매일신문사는 지난 1995, 6년 영남자연생태보존회(회장 류승원)와 공동으로 낙동강 생태계에 대해 광범위한 학술조사를 벌였다. 그 당시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오염실태를 체계적으로 고발, 진단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각종 제도 정비와 보호대책 마련의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후 낙동강은 어느정도 살아났을까. 그 당시와 현재 모습을 비교해 낙동강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봤다. 편집자
'수질은 좋아졌지만 생태계 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낙동강 유역을 둘러본 조사팀은 수질, 환경의식 등의 측면은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지만 생태계 파괴 정도는 갈수록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계속되는 개발=조사팀내에서도 낙동강에 대한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및 대책은 되레 뒷걸음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강화된 법·제도로 인해 공단 폐수, 생활하수 같은 주오염원이 크게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행정당국의 계획성 없는 관리와 개발로 생물이 숨쉬는 생태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콘크리트 더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희귀종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낙동강 최상류 백천계곡에는 길을 넓히고 콘크리트 다리를 세우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봉화군이 태백산으로 바로 연결하는 등산로를 닦고 있어 청정계곡이 행락객의 발길에 짓밟히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안동시를 지나는 강변의 드넓은 백사장도 모두 사라지고 대신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구미, 칠곡, 대구 등 하류로 내려올수록 곳곳에 시멘트 제방과 물막이 보가 눈에 띄게 늘어나 생태 공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골재채취를 하고 있는 현장도 10곳이 넘는다.
▲수질개선은 이뤘지만...=물이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다행스럽다. 예전 '오염의 주범'이라고 불리던 대구 금호강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측정치는 지난 95,6년 3~8㎎/ℓ이었지만 요즘에는 1~6㎎/ℓ로 좋아졌다. 과거 3·4급수에서 2·3급수로 올라선 것이다. 부산시민들의 식수원인 물금취수장(경남 양산시 물금읍) BOD 측정치도 4~7㎎/ℓ에서 2~4㎎/ℓ로 훨씬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는 "지속적인 수질관리, 환경감시 등으로 수질이 10년만에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됐다."면서 "이제는 개발사업 등을 둘러싸고 자치단체간에 빚어지는 물 분쟁을 조정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역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김해시의 공단설립 허가를 둘러싸고 부산시와 김해시가 상수원 보호구역 보호 논쟁을 벌이고 있고 칠곡, 고령군의 골재채취를 놓고 하류 지자체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낙동강 유역을 보존지역, 이용가능지역, 복원지역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하는 기본계획을 만들어야 강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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