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리한 이탈리아' vs '파괴적인 프랑스' 한판 대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축구 스타들이 축구사의 한 페이지에 뚜렷이 기록될 영광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베를린으로 간다. 10일 오전3시 베를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결승전은 대부분의 월드컵 결승전이 그러했듯 예측을 불허한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은 확보해놓은 최고의 은퇴 무대에 걸맞게 최고의 경기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의 동료들 역시 8년만에 두번 째 우승컵에 입맞추려는 꿈을 꾸고 있다. 강력한 이탈리아 선수들은 24년만에 네번 째 우승컵을 들기 위해 더 절실한 마음으로 결승전 시작 휘슬이 울리길 기다리고 있다.

▷견고하기 그지없는 방벽들=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수비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참브로타-칸나바로-마테라치-그로소의 이탈리아 포백과 아비달-갈라스-튀랑-사뇰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포백은 화려한 공격진 만큼 유명해서 프랑스가 2실점밖에 하지 않았고 브라질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며 이탈리아의 유일한 1실점이 자책골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수비진 앞에 서는 이탈리아의 가투소와 피를로, 프랑스의 비에라와 마켈렐레도 최고 등급의 수비를 펼친다. 골키퍼는 이탈리아의 부폰이 프랑스의 바르테즈를 앞선다.

그래서 양 팀의 수비진은 10점 만점에 최고 수준인 9점을 나란히 받을 수 있으며 선제골을 얻는 팀이 우승하지만 경기 내용은 재미없을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생각을 들게 한다.

▷안정적이고 빠른 이탈리아, 파괴적인 프랑스=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중원 역시 강력하지만 공·수에서 다소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토티와 카모라네시, 페로타의 이탈리아 중원과 지단과 리베리, 말루다의 프랑스 중원은 훌륭한 기량으로 중앙과 측면 공격 모두 날카롭지만 이탈리아는 공·수 균형을 맞추는 안정성에 치중하면서 공·수 전환이 빠르고 직선 전진 패스가 예리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공격 속도는 이탈리아에 비해 떨어지지만 리베리의 측면 돌파와 그에 이어지는 파괴력이 강하다.

프랑스의 파괴력이 낫다는 것은 토티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반면 지단은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데다 중원에서 공을 배급받는 프랑스의 앙리가 이탈리아의 토니에 비해 다소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후반 체력 약화 약점=이탈리아는 약점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수의 균형, 체력 등 전체적인 안정성이 뛰어나다. 굳이 약점을 짚자면 수비수들이 프랑스의 리베리에 비해 발이 늦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주전들의 나이가 많아 후반에 접어들수록 체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나흘을 쉬고 7경기째 결승전을 치르다보니 거듭되는 경기로 인한 피로도는 승부의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이전 경기들에서도 공격의 강도를 끝까지 유지시켰듯이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윙 백 그로소와 참브로타까지 가세, 피로해지는 프랑스를 몰아부치려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이탈리아가 프랑스에 미세하나마 우세하다. 역대 A매치 전적은 이탈리아가 17승8무7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80년대 이후에는 프랑스가 4승2무로 앞서고 있으며 월드컵에서의 승부는 2승2패로 팽팽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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