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바꿔야 산다"… 재창당 수준 혁신 요구

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 압승으로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대표 경선이 당내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으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재창당(再創黨) 수준의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 교수는 시민단체인 선진화국민회의(사무총장 서경석)가 '한나라당 변해야 한다'는 주제로 개최하는 세미나를 하루 앞둔 6일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대표 경선이야말로 한나라당이 자기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지만 경선에서 보인 작태는 예비 대선후보들의 대리전 양상에 불과하다. 이는 또다시 대선후보에 의존해 정당의 미래를 걸겠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한나라당은 5·31 지방선거 결과에 자만할 것이 아니라 자기 쇄신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 색깔론과 같은 구태에 물들지 말고 진정한 비전을 가진 미래 세력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현 서울대 교수도 발제문을 통해 "지방선거 압승을 한나라당에 대한 전적인 신뢰로 인식한다면, 이는 표피적 수준의 인식"이라며 "(집권을) '떼어 놓은 당상'쯤으로 여기고 구태를 보이는 순간 민심은 한나라당에서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밖으로부터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모든 장벽을 다 허물어야 한다. 한나라당 구성원이 지니고 있는 모든 기득권을 '제로 상태'로 환원하는 자기결단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발제문에서 "차기 당대표와 대선후보 결정과정에서 대선승리를 위한 객관적 기준에 대한 고려보다는 지역성과 사람 중심, 정파적 이해관계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반 국민이 수구보수세력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희생하는 것이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