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여름을 오히려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내리쬐는 땡볕에서도 이들은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온갖 스트레스를 다 쏟아낸다.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번 여름 대구 인근에서 물살을 가르는 쾌감을 만끽해 보면 어떨까.
◆민병완 씨 가족 "물 만났다"
수상 레포츠 천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대구시 동구 봉무공원 단산저수지. 주말이면 이곳은 물놀이를 즐기려는 가족들이 모여든다. 그 가운데 민병완(45·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 가족도 있었다.
자영업을 하는 민 씨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이곳을 찾을 만큼 수상스키 마니아다. 민 씨는 "11년 전 친구들과 경주 왕신저수지를 찾았다가 우연히 수상 스키를 접하곤 그 재미에 빠졌다."고 했다.
민 씨가 수상 스키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0년 전 민 씨는 당시 초등학생인 딸을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민 씨는 "딸이 처음에는 무서워서 울고불고 하더니 몇 주가 지나자 오히려 먼저 가자고 보챘다."고 회상했다. 아들 지훈(18·영신고 3년) 군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훈 군은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대구대 문천지로 데리고 가 싫다는 나를 물에 던져 버리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원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러던 지훈 군은 8년이 지난 지금 아예 선수로 입문해버렸다. 현재 영신고 수상스키부에 소속돼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부인 손순이(43) 씨도 빠질 수 없다. 손 씨는 아들의 연습 장면을 구경하다 자연스레 수상스키를 접하게 된 경우. 요즘은 선수 생활을 하는 아들 뒷바라지하느라 예전만큼 수상스키를 타지 못한다는 민 씨 부부. 하지만 수상스키는 민 씨 가족을 잇는 확실한 연결고리였다.
◆온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다
7만 4천여 평의 단산저수지에 있는 대구수상월드(053-983-1472)에서는 수상스키를 비롯해 웨이크보드(스피드에 초점을 맞춘 수상스키와 달리 점프나 회전, 장애물 연기 등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기가 더 쉽다), 바나나보트, 플라잉피쉬 등 모두 13종류의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하나같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는 것들이라 입맛에 맞는 대로 고르면 된다. 그 중에서도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가 아무래도 인기 만점이다. 조귀흠 대표는 "수상스키는 70대 할아버지도 탈 정도로 대중화되었다."고 말했다. 혹 수영을 못한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기 때문에 물에 빠져도 안전하다.
단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등을 처음 타는 경우 자세나 기술, 실습 등 2~3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가족 단위일 경우 수강료가 1인당 5만 원.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를 타는 비용은 5분 정도 타는 데 1만 5천 원. 어린이의 경우 1만 3천 원을 받는다. 가족이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 이용 시 바나나보트나 땅콩 보트 등 일반 물놀이 기구는 무료로 탈 수 있다.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는 스릴 만점의 레포츠지만 의외로 체력 소모가 많다. 5분 정도 수상스키를 타면 4㎞를 달리는 것과 같은 운동량이다. 또한 세찬 물살이 온 몸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신마사지가 된다. 조 대표는 "관절염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 적합한 운동"이라고 전했다.
▶영천 사일못-영천 청통면에 위치한 대규모 저수지인 사일못에는 지난 1996년 대경수상레저타운(054-337-9997)이 문을 열어 10여 년 동안 수상레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모두 10가지의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제트스키를 탈 수 있는 것도 매력. 1인승부터 3인승까지 구비되어 있는데 10분 타는 데 3만 원이다. 대구에서 하양 방향으로 직진, 대구가톨릭대학교를 지나 계속 진행하다보면 육교를 만나기에 앞서 왼쪽에 대경수상레저타운 표지판이 보인다.
▶김천 오봉저수지-김천시 남면에 자리한 오봉저수지는 최대 담수량 400만 t, 저수지 둘레가 4㎞에 이르는 청정호수다. 산과 호수가 멋있게 어우러진 이곳에는 지난 2000년 경북수상레포츠타운(054-437-4025)이 생기면서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를 비롯해 모두 8종류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대구에서 고속도로로 올려 왜관IC에서 빠진다. 김천 방향 4번 국도를 타고 가다 부상 고개를 지나 1㎞ 정도를 가면 아포 표지판이 나온다. 이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조금 가다보면 오봉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
▶칠곡 지천지-칠곡군 지천면에 위치한 지천지는 10만 평의 광활한 수면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곳이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지천수상레저(054-972-9937)에서는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등 모두 14가지의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대구보건대학을 지나 왜관 방향으로 8㎞ 정도 가다보면 지천·신동 표지판이 나온다. 이곳으로 내려 2㎞ 정도를 진행하면 지천수상레저 표지판이 있다. 이쪽으로 우회전해서 바로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회전, 다리를 지난 뒤 다시 좌회전해서 가면 왼쪽에 지천수상레저가 나온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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