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말라. 몸을 망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여색은 멀리 하라. 자칫 잘못하면 집안이 망한다. 하지만 여색보다 더욱 멀리 할 것은 도박이다. 도박이 성하면 향(鄕)이 모두 망하게 된다.' 중국의 한 현자가 도박의 폐해에 대해 강조했던 말이다. 도박에 빠지기 쉬운 인간의 속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위정자들에게 그런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박은 인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뿌리가 깊다. 동서를 막론하고 도박으로 인한 패가망신을 경계하는 경구들이 한량없이 많다는 사실은 이를 말해준다. 잘 모르긴 해도 오늘날도 한 해 정도 각양각색의 도박에 걸리는 돈만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르지 않을까. 이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사람들도 과연 어느 정도나 될는지…. 최근 사행성 PC방만도 전국에 5천 개나 된다고 한다.
◇요즘은 불법 PC도박이 안방까지 파고든 모양이다. 이용자가 도박으로 확보한 게임머니를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올리면 온라인 도박 사이트 측이 사들여 돈을 주는 방법으로, 성인 PC방을 안방에 옮겨놓은 꼴이다. 이런 사이트는 주로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휴대전화 문자 등을 통해 은밀하게 가입하므로 실태조차 파악이 어려운 형편이며, 사이트를 폐쇄해도 이름을 바꿔 다시 운영해 적발이 어렵다고 한다.
◇대형 포털사이트의 포커 전문 카페에는 최근 카지노나 PC방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광고들이 뜨고 있으며,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 한다. 더구나 이런 PC도박은 안방에서 '맞고(온라인 고스톱)' '포커' 등 큰돈이 오가는 게임을 할 수 있어 손쉽게 수백만 원의 판돈이 걸리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현행법상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운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PC도박을 한 사람도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니 답답하다. 도박 중독은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며, 우리나라에는 그 중독자가 3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의 치유 문제는 '한탕주의'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있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게 한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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