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은 술자리나 야근 탓에 입안이 칼칼하거나, 아침 등교나 출근이 늦어서, 혹은 다이어트를 고려해서 일부러 아침을 굶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사람은 칼에 의해서보다 곧잘 저녁 식사로 죽는다는 서양속담이나 아침식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각종 연구결과는 다같이 저녁은 줄이고, 아침은 꼭 먹어야함을 나타낸다. 그러나 매일 아침, 반찬까지 챙겨서 전통 한식을 먹기란 쉽지 않다. 굶지 않으면서도, 균형잡힌 아침 식사 다른 주부들은 어떻게 해결할까?
◇ 우리 가족은 죽을 먹어요
대구시 남구 대명 5동에 사는 김정은 주부(54)는 요즘 죽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일일이 반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중년이 우리 내외나 함께 사는 아들 가족이 섭취할 충분한 영양분이 포함돼 있어 아침죽을 먹은 지 오래됐다."고 말한다. 김 씨는 농약을 치지 않은 우리 농산물을 제철에 한꺼번 구입, 씻어서 깨끗하게 말렸다가 빻아서 쓴다. 죽재료는 표고버섯 다시마 멸치 호두 땅콩 청태 흑태 쥐눈이콩 율무 보리 현미 현미찹쌀 녹두 차조 쌀 등 21가지이다. 다시마는 봄에 잎이 다소 두꺼운 자연산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일일이 먼지 등을 닦아내고 손을 봐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둔다. 멸치 역시 제철에 품질이 조금 좋은 것을 사서 한 박스씩 사서 쓴다. 멸치 대가리와 똥까지 다 넣으면 약간 쓴 맛은 비치지만, 소화작용을 도우므로 그냥 통채로 쓰는게 좋다. 표고버섯은 최상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중간 크기이면 적당하다. 먼지를 털어내고 속까지 완전히 말린다. 각종 곡물 역시 마찬가지로 티를 골라내고 씻은 뒤, 발에 널어 말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준비된 재료를 곱게 빻아 냉동고에 넣어두고 쓴다. 취향에 따라 죽가루를 물에 풀어, 되게 혹은 묽게 쑤면 된다. 죽을 쑬 때는 눌어붙지 않도록 저어주어야한다. 처음에는 너무 많은 곡식을 넣지 말고, 멸치와 다시마 곡물 버섯을 포함해서 대여섯가지 정도 넣으면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 야채 샐러드 이용하세요
피아니스트 유혜란 씨 부부는 샐러드로 아침식사를 대체한다. 야채에 떡 바나나 요구르트를 곁들여 영양의 균형을 잡아주고, 스피디하게 아침을 해결한다. 우선 영양떡을 해서, 소포장으로 냉동고에 보관한다. 전날 저녁, 소포장된 떡 한개를 내어놓는다. 다음날 아침이면 말랑말랑하게 녹아있다. 각종 야채를 적당하게 찢어서 접시에 담고, 바나나 호두나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와 떡을 얹은 뒤, 요구르트를 끼얹어 먹는다. 바나나에는 중년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서 꼭 먹는다. 남편은 2개, 유 씨는 1개를 먹는다. 아몬드는 브로콜리, 올리브오일과 함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건강식품으로 꾸준히 먹으면 심장질환과 당뇨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결혼식 때 건강 다산 사랑 재산 행복의 다섯가지를 의미하는 설탕옷입힌 아몬드를 하객들에게 다섯알씩 나눠주었다. 아몬드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변비를 없애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딱딱한 아몬드 대신 부드러운 호두를 손으로 대강 뿌셔서 넣기도 한다. 호두는 코스트코홀세일 등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 유 씨가 즐기는 야채 샐러드는 손쉽게 다른 방법으로 응용해도 좋다. 요구르트가 싫다면 발삼식초를 뿌리면 우리 입맛에 좀더 어울리고, 요즘 많이 나오는 각종 소포장 치즈를 한두개씩 섞어 먹어도 중년이나 성장기 자녀의 영양균형에 도움을 준다.
◇ 왜 아침을 먹어야하나요.
규칙적으로 먹는 아침은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바로미터이다. 아침을 먹으면 점심과 저녁을 탐닉하지 않게 된다. 2주 정도 꾸준히 아침을 먹으면, 점심이 그렇게 기다려지지 않고, 과식도 금하게 된다. 언뜻 아침 한끼를 굶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정 반대다. 각종 연구 결과 하루 두끼를 먹는 사람과 세끼를 먹는 사람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비교하면 오히려 두끼를 먹는 사람이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난다. 굶는 끼를 대비해서 무의식적으로 더 많이 먹기 때문이다. 중년의 비만이 두렵다면, 아침을 거르지 말고, 야채나 우유 등으로 무기질이나 비타민을 보충하면서 대사기능을 자극하는 것이 무난하다.
또 아침식사를 안하는 사람들과 하는 사람의 활동력을 비교해보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이며, 문제해결 능력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생 직장인 혹은 연구자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내는 시간이 아침인데, 아침 식사를 거르면 쉽게 지치고, 학습의욕도 떨어지며,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 성장장애를 일으킨다. 우리 몸은 잠자는 동안 체온이 1도 가량 떨어져 뇌활동이 느려진다. 오전에 뇌활동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면 수면 중 떨어진 체온을 올려야하는데, 이때 아침밥이 에너지를 공급하고 체온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아침을 먹으면 혈당량이 높아지면서 식욕중추의 흥분이 가라앉고 생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된다. 따라서 머리를 많이 쓰는 수험생, 직장인 등은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어야한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사진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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