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취임식을 가진 박승호 포항시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지금 박 시장은 열흘째로 접어든 포항지역건설노조 파업문제로 첫 시험대에 올라있다. 취임 일성을 '기업하기 좋은 포항 만들기'로 한 박 시장은 회사 신설 등 일자리 창출에 따른 기업 업무는 직접 나서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시민과 기업인들은 10일 노사정 회의를 시작으로 문제 해결에 뛰어든 박 시장이 어떻게 타결해 낼지 주목하고 있다.
물론 현재 사태는 엄격히 보면 노사양측 당사자간의 문제다. 그러나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3천여명이 모두 포항시민이고, 포스코와 포스코개발, 하청업체 등은 포항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 당사자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특히 양측간 대결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난다면 포항은 그야말로 수렁에 깊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인구 50만명 선이 위협받고 있고, 포스코의 신규투자는 다른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등 포항으로서는 여러가지 여건 상 여유로운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포항시와 포스코간의 관계도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왜 포스코가 포항투자를 꺼리는지, 포스코의 앞날은 어떨지 궁금한 대목이 한둘 아니다. 포스코는 현재 중국의 저가 공세에다 세계 1, 2위 철강회사의 인수 합병 등 상황 변화로 비상이 걸려 있다. 포스코가 투자한 포항의 일부 자회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 상반기에 적자가 발생하는 등 포스코로서도 제반 여건이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됐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포스코로 하여금 '기업하기 좋은 곳'을 찾아 나서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포항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외부 기업을 유치해야겠지만 포스코 뿐만 아니라 지금 포항에 있는 기업에게 보다 잘 대해줘야할 것 같다. 하나 더 바란다면 지역의 국회의원들도 포항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겠다. 신임 시장이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며 기업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들도 이제 병풍 뒤의 안방 마님 역할에서 벗어나야만 포항의 위기가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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