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박근혜, 이명박 두 대선후보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강재섭, 이재오 두 후보 간 우열은 더욱 안개속에 휩싸였다.
특히 그동안 잠잠하던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의 이재오 후보 지원 사실을 내세워 강재섭 후보 지지 의사를 피력하고 조직적 지원 움직임을 보이면서 당권 경쟁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양측의 대결이 거의 극한으로 치달아, 일부에서는 "이러다가 자칫 전당대회 후에 양측이 서로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동안 중립을 표명하고 미동을 않던 박 전 대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강 후보 진영은 고무된 표정이다. 박 전 대표 측근인 유승민 국회의원은 10일 "박 대표가 이명박 전 시장의 이재오 후보 지원 사실을 보고받고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대선후보가 이런 식으로 해서 되느냐?'며 자신이 직접 언론을 상대로 입장을 표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하지만 대표 입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말려 기자회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박 전 대표의 개입(?)으로 '친박' 진영이 이미 강 후보 지원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강 후보 측도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 후보 측은 "지난 주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였으나 박 전 대표 지원이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였다. '박근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강 후보 측 주장과 달리 이재오 후보 측은 "강 후보가 막판에 추격전을 벌여 많이 따라온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이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 후보가 만약 대의원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고 하더라도 선거결과에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앞서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대표 측의 이명박 전 시장 개입설 주장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주변에서 너무 몰아세우고 있어 누구를 지지한다는 소리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오 후보도 이 전 시장이 돕고 있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이 후보는 "나는 서민의 대리인일 뿐 누구의 대리인도 아니다."면서 "대리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내가 먼저 자발적으로 그런 것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를 겨냥해 "대선 후보 경선의 중립성을 스스로 포기했다. 대리전 운운은 음해"라고 비난했다.
'친박' 진영에서 주장하는 이 후보를 지원하는 이 전 시장 측 인사인 박창달 전 의원은 "이재오 의원과 개인적 친분 때문에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이명박 전 시장과 연관시키는 것은 가만히 있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모두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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