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의성이 경쟁력이다] 미래의 신분증을 만들어라!

(이 프로젝트는 지난 달 10일 대구중등창의콥연구회가 경산 세종수련원에서 개최한 창의캠프에서 진행된 과학과 프로젝트입니다. 관련 교사나 학부모들이 과정을 이해하고 교실이나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소개합니다.)

프로젝트 제목 '가타카(GATTACA)'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인 아데닌(Adenine), 티민(Thymine), 시토신(Cytosine), 구아닌(Guanine)의 표기를 이용해 구성한 미래의 회사 이름이다. 1998년 미국 앤드류 니콜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날 아이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 인간성이 무시되고 완벽함만이 최고의 미덕인 세상을 통해 비정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유지닉스(Eugenics: 우생학, 인종 개량법)는 이 영화의 중심 주제다. 가타카 프로젝트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서 생명과학의 현 주소를 되짚어 보고, 이러한 과학기술이 미래 사회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인간 윤리적 측면은 어떻게 고려해야 할지를 집중조명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기획됐다.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의 새로운 신분증은 어떻게 만들어질지 다양한 창의적 사고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모두 4개 마당으로 연결되는데, 마당별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마당 : 영화 '가타카'를 보면서 재미있게 퀴즈를 풀고 현재 제시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이러한 상황이 미래에 펼쳐지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서로 토론해보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지문의 형태를 관찰하였으며, 다른 사람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알아보도록 하였다. 또한 어렵지 않게 DNA를 추출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직접 실험을 통해 경험해 보기도 하였다.

▶두 번째 마당 : 요즘 개발되고 있는 신원증명 방법에 대해 토의해 보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방법에 문제점은 없는지, 문제점이 있다면 미래의 신원증명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의견을 나누어 보도록 하였다. 어떠한 부분을 변화시킬 것인가? 재료는 무엇으로 할 것인가? 어떠한 장치와 기구가 필요한가? 윤리 도덕적 문제는 없는가? 등 충분한 토론을 통해 서로간의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세 번째 마당 :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마당으로 모둠별로 결정된 사항을 토대로 미래의 신분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세워진 계획을 토대로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가장 많은 시간이 소비되는 마당이었다.

▶네 번째 마당 : 프로젝트별로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주안점은 얼마나 유창하게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었는가, 만들어진 신분증이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가, 자신들의 생각을 정교하게 전달할 수 있었는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발한 작품에 대해 논리적으로 호소력 있는 말과 몸짓으로 표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청중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줄 수 있었는가도 평가의 중요한 요소였다.

조민호(영남고등학교)

▨최우수팀-운암중

운암중 팀은 로션 신분증, 먹는 신분증, 속옷 신분증, 공기 신분증, 치아 신분증, 귀 신분증 등 기상천외한 신분증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결국 폐 속에 넣는 초미니 신분증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시작하였다.

이 팀이 생각한 신분증은 지름이 10-16m 정도의 크기로 사람의 혈액에서 채취한 DNA정보를 신분증에 담은 후 공기를 통해 폐 속에 넣어 아주 작은 크기의 폐포 속에 장착하여 신분증의 역할을 한다. 폐 속에서 작용하는 신분증 칩을 표현하기 위해 PET병, 풍선 등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표현하기도 하였다. 특히 자신들이 개발한 칩을 일반화시키기 위해 청중들에게 어필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박종인(운암중 교사) :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수행한 프로젝트는 학생과 교사로 하여금 단순히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집단이 아닌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활동 속에서 협동심과 창의력을 기르고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장이었습니다.

▶조명진(운암중 2학년) : 가타카라는 영화를 소재로 이용한 프로젝트는 유전자와 유전공학에 대한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선생님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생각한 이 캠프가 너무나도 참신하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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