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출산과 인공수정 등으로 미숙아 출생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병원의 신생아집중치료실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유명 병원들이 신생아실을 없애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는 사회에서 정작 태어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체중 1.5kg 미만의 미숙아 출생률은 1994년 0.14%에서 2004년 0.38%로, 2.5kg 미만의 미숙아 출생률은 2.77%에서 4.13%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4∼6월 전국 종합전문병원 43곳 등 총 95개 병원을 대상으로 인공호흡기를 갖춘 집중치료실의 병상 수를 조사한 결과 신생아에 필요한 병상이 56%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연간 출생하는 미숙아 4천300여 명 가운데 1천여 명이 집중치료실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는 통계상의 수치일 뿐이고 현실적으로 집중치료실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6천 달러를 넘고 전국의 병·의원이 2만5천여 개를 헤아리는 나라에서 집중치료실이 이렇게 부족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중치료실의 부족은 현행 보험수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집중치료실의 하루 입원비 원가를 23만원으로 계산하지만 현재 보험수가는 대학병원을 기준으로 최초 입원부터 15일까지 10만2천770원, 15일 뒤부터는 9만2천490원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연간 적자가 병상별로 최대 5만원이 난다고 주장한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35개 병상의 집중치료실을 전담하는 의료진이 46명이지만 현재 수가로는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신생아 실 운영을 기피하는 병원의 입장이 전혀 무리는 아니다.
미숙아는 출생과 동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거나 인체 손상이 심한 만큼 지역별로 거점 병원을 육성하고 보험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 1.08명이라는 사상 최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저 출산 재앙'을 걱정하는 마당에 매일 3명 꼴로 미숙아가 사망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재창(대구시 북구 침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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