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장마철이라 그런지 거미가 부쩍 늘어난 것 같구나. 오늘 아침에는 마루에도 한 마리 보이더구나. 옛날 농사지을 때에는 아침에 거미가 보이면 재수가 있다고들 했단다.
거미를 보니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구나.
옛 이스라엘에 다윗이라는 현명하고 훌륭한 왕이 살고 있었단다.
어느 해, 다윗 왕은 이웃 나라가 쳐들어오자 전쟁을 하게 되었지. 그런데 갑자기 쳐들어오는 바람에 크게 패하고 말았단다.
"아, 많은 부하들을 잃고 어떻게 돌아간단 말인가? 나도 이 세상을 떠나야 하겠다."
다윗 왕은 칼을 들어 자기의 배를 찌르려고 했지. 그러자 옆에 있던 부하 한 사람이 얼른 다윗 왕을 붙잡으며 말했대.
"임금님, 임금님이 살아야 나라를 되찾을 수 있지 임금님이 세상을 버리면 누가 나라를 되찾는단 말입니까?"
"으음, 그렇지만 피할 곳이 없지 않느냐?"
"저기 바위 밑에 굴이 있지 않습니까?"
다윗 왕은 하는 수 없이 바위 밑으로 기어 들어갔단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았지. 하지만 적군의 고함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어서 얼른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단다.
다윗 왕이 겨우 바위 밑에 들어갔을 때에 거미가 한 마리 내려오더니 줄을 치기 시작하는 것이었어. 다윗 왕은 속이 상했지.
"아니, 이 거미가 나를 놀리는 거야 뭐야? 내가 아무리 바위 밑에 엎드려 있기로서니 한 나라의 왕이 아닌가!"
다윗 왕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칼을 뽑아서 거미줄을 걷어버리려 하였지.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단다.
'아니지. 나도 살려고 이 바위 밑에 들어왔듯이 저 거미도 살기 위해 줄을 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가 함부로 걷어버리면 안 되지.'
그래서 다윗 왕은 거미줄을 걷지 않고 가만히 엎드려 있었지. 적군들이 바위 밑을 창으로 마구 찔러대며 외쳤지.
"다윗 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완전히 이긴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다윗 왕이 숨어있는 바위 앞에 와서는 '여기는 없겠구나. 거미줄이 쳐져 있는 것을 보니!' 하면서 그냥 지나 가버렸지.
"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이 거미가 나를 살렸어."
한참 뒤, 다윗 왕은 조심스럽게 바위 밑에서 기어 나와 마을로 내려갔단다. 다윗 왕은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지.
"오늘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작다고 생각되는 것이 사실은 가장 큰 것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번 저를 도와주십시오."
다윗 왕의 연설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힘을 모아 적군을 물리쳤지. 그리하여 다윗 왕은 나라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단다.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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