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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 쌍둥이 형제 총리 지명

대통령.총리 독식…우경화, 고립노선 우려 증폭

폴란드 대통령 쌍둥이 형제 총리 지명

대통령.총리 독식.. 우경화, 고립노선 우려 증폭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야로슬라브 카친스키 법과 정의당(PiS) 당수를 총리로 지명했다.

앞서 폴란드 집권 법과 정의당은 지난 7일 카지미에르즈 마르친키에비츠 총리의사임을 받아들이고 야로슬로브 당수를 총리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일란성 쌍둥이인 카친스키 형제가 폴란드의 대통령과 총리 자리를 독차지하게 됐다. 쌍둥이 형제가 한 나라의 대통령과 총리를 동시에 역임하는 것은 세계 정치사에서 처음이다.

이들은 1989년 공산주의가 붕괴한 폴란드의 첫 자유선거에서 하원 의원으로 당선된 뒤 2001년 보수 가톨릭계 정당인 PiS를 공동 설립,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됐다.

야로슬라브 총리 지명자는 "마르친키에비츠 총리의 정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폴란드는 공적 부문과 사회적 삶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마르친키에비츠 총리가 물러나고 보수 성향의 카친스키 형제가 대통령과 총리직을 독식함으로써 폴란드가 더욱 우경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쌍둥이'들이 예측 불가능하고 극단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으며 외교와 관련해서도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 대신 고립주의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게 우려의 주된 내용이다. 보수 성향인 법과 정의당이 친 기업 정당인 '시민강령(PO)'과의 연정을 성사시키지 못한 대신 극우파인 '폴란드 가정연합'과 연정을 구성한 점도 카친스키 형제가향후 국수주의로 기우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특히 카친스키 형제가 유로화 도입을 주권에 대한 제약으로 간주하고 있어 폴란드가 반(反)개방주의와 반(反)EU 외교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야로슬라브가 총리에 지명될 것으로 전해진 지난 주 폴란드 즐로티화가 하락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으나 이날 다시 반등세를 보이는 등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야로슬라브 총리 지명자가 재무장관에 금융전문가인 스타니슬라브 클루자를 선택한 것도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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