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풍 '에위니아' 소멸…대구·경북도 큰 피해

태풍 에위니아가 스쳐간 자리에 큰 상처가 남았다. 대구에서는 불어난 물로 동네 개울 주변에 있던 노인 1명이 숨졌고, 수백 ha의 농경지가 침수되는가 하면 신천이 한 때 범람위기에 이르면서 신천동로가 완전 마비됐다.

◆비 피해

○…11일 오전 5시 20분쯤 대구 북구 조야동 김해 김씨 재실 앞 개천 옆에서 이 동네 김모(75·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길가던 김 씨가 실족, 불어난 개천에 빠져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흘 동안 내린 200mm 안팎의 비로 ▷달성군의 150ha를 비롯, ▷북구 42.9ha ▷수성구 5ha ▷달서구 0.8ha ▷동구 0.2ha 등의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달성군 화원 남평 문씨 본리세거지 부근 제방 5m와 달성공단 내 경일섬유 석축 10m, 달성공단 옥포 김흥3리 제방 70m도 각각 떠내려갔다.

중구에서는 삼덕동의 한 오래된 창고건물이 많은 비로 무너지면서 옆 건물까지 충격으로 기울어져 세입자가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풍피해

○…달성군에서만 277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졌고, 동구에서는 10일 오전 10시쯤 해안동 월촌마을에서 전주 2개와 가로수가 한꺼번에 쓰러져 차량 1대가 부서졌다.

10일 하루동안 대구시내에서는 최소 300여 그루의 가로수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교통불편

○…신천의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신천동로는 10일 낮 12시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으며 신천대로도 대봉교~수성교 구간 500m가 통제됐다.

대구시내 교통통제구간은 10일 낮 한 때 20개 구간에 이르렀으며 11일 오전 9시 현재까지도 달성군 옥포면 간경리 간경교밑 하천도로를 비롯, ▷동구 금강잠수교 300m ▷달성군 구라리 지하차도 200m 등지 3개 구간의 교통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하늘길도 막혀 10일 대구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도 1편을 제외하고 국·내외 노선 34편이 무더기 결항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10일 오전 항공기는 오전 7시 20분 대구발 인천행 대한항공 KE1412편이 정상 운항됐을 뿐, 대구-제주, 대구-김포 등 국내선 16편과 대구-상하이, 대구-베이징 등 국제선 18편이 결항했다.

그러나 11일에는 오전 7시 20분 출발 예정이던 대구-인천 대한항공 KE1412편만 결항했을 뿐 이날 아침부터 항공기 운항은 모두 정상화했다.

◆정전피해

○…태풍으로 대구·경북지역 곳곳에 정전이 잇따랐다.

10일 오전 한때, 경북 경산 사동, 괴전동 일대 50가구가 15분간 정전됐고 대구 동구 도학동 팔공산 일대 100가구도 38분간 암흑에 갇혔다. 이 가운데 20가구는 산사태까지 겹쳐 오후 4시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복구가 끝났다.

산업현장에서도 정전피해가 속출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달성공단 일대 주택, 상가, 공장 등 200곳은 이날 낮 12시 12분부터 5분간, 구미 공단 2동 100곳은 낮 12시 9분부터 32분동안 전기가 끊겼다.

제3호 태풍 '에위니아'의 영향으로 경북도내에서는 11일 오전 8시 현재 5명이 숨지고(교통사고 사망자 제외), 농경지 486ha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주택 63동이 전파·반파·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도로와 소하천 수리시설 등 9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11일 경상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새벽 5시 30분쯤 영덕 남정면 구계리 앞 해상가두리 양식장에서 조모(62·여·영덕 달산면) 씨가 그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오후 8시30분쯤 성주군 초전면 고산리 중부내륙고속도 공사장 교각 밑 소하천에서 이 마을에 사는 이모(72) 할머니가 불어난 물에 빠져 숨졌으며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성주군 가천면 화죽리 하천가에서 왕모(13·중1) 군이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영덕, 성주, 상주 등지에서 인명피해가 났다.

○…225mm의 비가 내린 군위에서는 저수지가 붕괴되고 농경지가 침수 또는 유실됐다. 10일 오후 6시 고로면 괴산2리 속칭 돌골의 상건너 저수지 제방이 무너져 13가구 25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5시쯤에는 부계면 동산리 동산계곡에 사는 김병권(61) 씨가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의성소방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영천은 신녕지역에 집중된 호우로 중앙선 열차 선로가 유실되고 하천이 범람했다. 10일 오후 5시쯤 서울 청량리에서 포항을 연결하는 중앙선 영천 신녕역 철도건널목 부근에서 선로 노반 30m 가량이 유실됐다. 이 사고로 신녕역에서 군위 화본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승객은 임시로 마련된 버스로 수송했다.

철도공사측은 사고가 나자 복구인력 40여 명과 포크레인 등 장비를 투입, 사고 3시간만인 이날 오후 8시 포항 개동발 3386호 화물열차를 시작으로 통행을 재개했다.

이에앞서 오후 4시쯤에는 신녕천이 범람, 마을 진입도로가 물에 잠겨 이 지역 100여 가구 246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200mm가 넘는 폭우와 강풍이 몰아친 구미에서는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계곡물이 범람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낮 12시 10분쯤 구미 임은동 공단 열병합발전소 인근 가로수가 강풍에 부러지면서 고압선을 덮쳐 인근 (주)BM 등 7개 공장과 임은동 일대 890여 가구에 20여분간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온정면이 312mm로 최고치를 기록한 울진에서는 평해읍 월송들, 기성면 금강들, 온정 외선미들 등 10개 읍면 지역 수백ha의 농경지들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해안가 파도가 거세게 일면서 강물이 제대로 바다로 빠지지 않거나 역류 현상이 발생하면서 하류 해안가 농경지 피해가 더욱 컸다.

10일 오후 5시쯤 울진 기성면 다천리 마을 앞 군도의 지반이 길이 6m, 폭 4m, 깊이 3~4m 정도로 함몰되면서 지나던 1t 화물 트럭이 빠져 운전자 배모(56) 씨와 배씨의 아내 이모(46) 씨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교통이 완전 두절되면서 다천리 마을 전체가 고립됐다. 또 10일 오후 후포 삼율천이 불어나면서 후포면 금음리 주민 3명도 이웃 마을로 대피했고 평해읍 월송리 저지대 주민 10여명도 들판 물이 마을로 차오면서 고지대로 대피하기도 했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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