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정치권 "한나라 전당대회 후유증 우려"

한나라당의 7·11 전당대회 결과를 앞두고 지역 정치권이 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또 '빅2'로 불리는 강재섭, 이재오 후보 간 싸움이 대권주자 대리전으로 고착화한 상태여서 대표 최고위원이 누가 되느냐에 따른 정치권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누가 되던지간에 대리전 양상으로 이전투구가 심한 상황이라 당에 흠집이 너무 크게 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임인배(김천) 의원은 10일 지역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다른 후보를 도운 의원들은 다음에 공천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로 이쪽 저쪽으로 갈라져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며 의원들의 줄서기 현상을 비판했다.

장윤석(영주)·정종복(경주) 등 강재섭-이재오 구도에서 비교적 중도적인 입장을 취해 온 의원들도 이같은 걱정에는 이의가 없었다. 장 의원은 "당 대표 선거가 대권 주자와 짝짓는 식으로 분파적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정 의원도 "당이 흔들릴 정도로 선거를 치러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지지 후보자에 따라 전망이 달리 나왔다.

강 후보를 지지하는 박종근(대구 달서갑) 대구시당위원장은 이재오 후보가 대표에 당선될 경우 영남권 병참기지론이 고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는 17대 개원 초기부터 병참기지론을 제기하면서 수도권 중심 논리를 중앙에 지속적으로 전파했다."며 "병참기지론이 확산될 경우 지역의 역할론은 물론이고 대구·경북의 지지자들 모두가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규(대구 북갑) 의원은 "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한 대권 주자가 특정 당 대표 경선 후보자를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지지자들을 투입해, 다른 지지자들은 앉을 자리도 없었다."며 "공정한 대선 경선을 위해서는 특정 대권주자에게 줄 서는 그런 인물을 당 대표로 뽑아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권오을(안동) 의원은 "영남당으로 고착화하는 것이 정권을 되찾는데 도움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지역의 논리만을 전개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지역도 사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최경환(경산·청도) 의원은 이번 선거로 자칫 지역 정치권이 응집력을 상실한 채 '모래알식 정치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최 의원은 "단합과 일관성 있는 추진력을 자랑하던 경북 정치권이었지만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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