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층 아파트 2개 동을 철거했습니다. 살려는 입주민이 없어 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부순 것이지요."
오스트리아 주택회사인 노이에 하이마트(Neue Heimat)사의 건축팀장인 요한 스프링 씨.
20여 년간 주택회사에 근무하며 친환경주택을 지어온 그는 한때 유럽에서 유행을 누렸던 고층 아파트가 이제는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고층 아파트의 경우 이웃과 단절감이 강할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성장 환경이 저층 주택에 사는 아이들에 비해 좋지 않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주민들의 아파트 기피 현상이 강해지면서 건물을 지어도 입주할 사람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친환경 문제가 1990년대 이후부터 유럽 사회에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고층 아파트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다수 유럽 주택들은 실내 마감재 또한 철저하게 친환경 자재로만 구성된다.
스프링 씨는 "설계 때부터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환기와 채광, 습도 등을 고려해 시공하며 인체의 해로운 제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10여년 전부터 마감재로 이용하고 있는 페인트는 광물로 만들어 물에 녹는 소재이며 접착제 또한 바이오 성분으로 수용성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새집 증후군'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제 실내 마감재에 대한 친환경 관심이 높아지는 한국과는 달리 유럽의 주택들은 에너지 사용과 실외부분까지 친환경 원칙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 환경보존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자연 에너지 사용과 녹지 보존, 생태 환경 조성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이윤을 중시하는 민영 주택회사들도 친환경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주택을 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정부의 주거정책 또한 친환경 주택의 발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스프링 씨는 "주택회사들은 실적과 시공 능력, 사후 입주민 평판 등을 기준으로 지방정부로부터 주택을 지을 때마다 일정 보조금을 받고, 보조금을 받는 주택의 수는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며 "따라서 각 회사들이 입주민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친환경 기술 개발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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