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당장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대권주자 간 갈등의 골이 워낙 깊다. 벌써부터 당의 분열을 우려할 정도다. 강재섭 대표와 최고위원 4명이 과연 시대의 변화와 민심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할지도 우려되는 바다. 한나라당 꼬리표인 '웰빙 정당' '수구 정당'이란 이미지를 얼마나 탈피할 것인지, 민심과 밀착한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 앞서는 느낌이다.
강 대표가 '박근혜 대리인'이란 딱지를 떼 내고 홀로 설지도 알 수 없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불러들였고, 당선 소감에서도 이를 인정했다. 스스로 대표 입지를 좁혀 놓은 셈이다. 이런 마당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고 당내 세력 간 갈등을 융합하고, 공정한 대선 후보 경쟁 관리를 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원을 받은 이재오 최고위원이 패배 직후 "특정 후보의 대리가 된다면… 온 몸으로 싸워…"라며 이미 그에게 날을 세운 터다. 앞으로 당 운영을 놓고 확실히 부딪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다.
새 지도부 컬러가 더 수구적으로 돌아간 것도 한나라당에는 부담이다. 민정당이나 안기부 출신이 다수를 차지한 것은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번 경선에서 원희룡'김영선 같은 40대들이 2, 3위를 휩쓸며 한나라당의 수구적'폐쇄적 이미지를 희석시켰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過去回歸(과거 회귀)적이고 '그들만의 잔치'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뚫을 강 대표 리더십의 시금석은 국민이 바라는 야당의 재건이다. 가만히 누워 여당의 실수나 따먹는 야당 정치는 집권의 포기다. 여당이 죽을 쑤면 야당이라도 펄펄 살아 있어야 한다. 야당이 야당다워야 집권의 기회도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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