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발행되는 계간 '사람의 문학'이 이번 여름호로 통권 50호를 기록했다. 지난 94년 봄호를 창간호로 첫선을 뵌 후 12년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잡지를 펴내 통권 50호에 이른 것.
이는 서울에서 나오는 몇몇 잡지를 제외하고 지역에서는 유일하다는 점에서 대구문단의 저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사람의 문학'은 시나 수필과 같은 단일 장르 전문지가 아니라 시와 소설 및 비평을 두루 싣는 종합문학지란 점에서 기념할 만한 성과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시 전문지는 많이 발행되고 있지만, 종합지가 지역에서 발행되는 예는 극히 드물어 통권 50호 발행은 한국문학사에서도 기록을 남겼다.
이번 여름호에는 특집좌담 '다시 문제는 지역문학이다'란 제하에 이하석·도종환· 김윤현·신기훈 시인이 좌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역문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문인들이 서울만 쳐다보는 사대주의적 자세에서 벗어나 지역문학인으로서 자부심을 회복할 때 지역문학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또 특집 '인물대담'에서는 대표적인 비평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김용락 시인이 인터뷰했다. 대구 출신인 백 교수는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대구 송죽극장 주변과 미8군에서 아르바이트한 사실을 회고하면서, 현재 활기를 잃고 있는 대구의 경제와 사회·문화적인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하고 있다.
이밖에 원로 시인 고은과 김명인·정대호·김은령 시인 등의 시와 비평가 구모룡·권석창·서영인 등의 평론도 읽을 만하다. 발행인인 김용락 시인(경북외국어대 교수)은 "지역 동료문인들의 성원 덕분에 50호까지 발행할 수 있었다"며 "특정인이나 특정집단 소유가 아닌 명실상부한 개방된 지역잡지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람의 문학' 편집위원들은 13일 오후 7시 송원교육문화회관에서 자축행사를 갖는다. 문학평론가 염무웅 교수와 정대호 시인이 강연을 하고, 홍일선·하종오·이은봉·손세실리아·문차숙·황명강·박선주 시인이 시낭송을 한다. 문학 애호가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016-526-5693 .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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