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조비리 장본인 김홍수씨는 누구인가

서초동발 대형 법조비리의 장본인인 브로커 김홍수(58) 씨는 서울 강남에서 수입 카펫업체를 운영하면서 법원과 검찰, 경찰에 마당발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남도 출신인 김 씨는 초등학교 동창인 법조인 친구를 통해 1990년께 서울지법에 근무하던 A판사와 교분을 텄고 이후 다른 법조인 및 경찰과도 친분을 쌓아 나갔다.

법조브로커 윤상림 씨가 주로 지연을 중심으로 인맥을 구축한 것과 달리 김 씨는 알고 지내던 사람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소개받아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과정을 밟았다.

김 씨는 판·검사들의 술자리에 나가 술값을 대신 계산하거나, 인사 발령으로 떠나는 판·검사들에게 많게는 500만 원까지 전별금으로 주고, 휴가비를 챙겨주는 방식으로 유력 인사들의 환심을 샀다. 자신의 가구업체가 개장하거나 이전할 때 판사나 검사들을 초대해 인간적인 관계를 이어나갔으며 고가품인 수입 카펫 등을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평소 술자리에서 A판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친분을 과시했으며 누군가 사건과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으면 "내가 검찰과 법원에 아는 사람이 많다."며 해결을 자청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사건을 의뢰하면 김 씨가 원하는 대로 사건이 대부분 처리됐고 이후 주변으로부터 '유능한 해결사'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김 씨는 한때 사업이 잘 돼 사무실에 현금을 수천만 원씩 쌓아놓고 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3의 인물로부터 사건 청탁금을 통장으로 받고 자기가 갖고 있던 현금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다른 사건으로 김 씨를 조사했던 한 검사는 "김씨는 반드시 사건 청탁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만나기 좋아하고 '퍼주기' 좋아하는 오지랖 넓은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는 한때 자신의 사건청탁 의뢰인이었던 박모 씨의 제보로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의 하이닉스 주식 불법거래 사건 수사 과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당시 다른 사건과 관련해 김 씨의 청탁을 받고 사건을 처리해줬던 경찰 2명과 김 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검찰 직원 1명이 각각 적발돼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김 씨는 또 수감중이던 올해엔 세관 공무원 뇌물 사건과 여당 의원 전 보좌관의 불법 주식거래 청탁 사건에도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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