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건설노조,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

경북 포항의 포스코 본사가 파업 중인 지역 전문건설노조원들에 의해 점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용자측과의 임.단협 협상 결렬로 지난달 30일부터 14일째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1천여명이 13일 오후 2시20분께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에 진입해 1층과 2층을 점거했다.

포스코는 본사 건물이 점거된 것은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노조원들은 발주사인 포스코가 파업 기간 노조측의 출입문 봉쇄 조치에 대해 경찰에 공권력을 요청한데다 수차례에 걸쳐 회사 버스를 동원해 기계.설비 공장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면서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측은 "언론까지 나서 노조의 정당한 행위를 호도하면서 우리의 주장이 상당 부분 왜곡되고 있다"며 "협상 대상자도 아닌 포스코가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하고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갑렬 건설노조 부위원장은 "포스코의 공개 사과는 물론 사용자측이 기계.설비.토목 등 전분야에 걸쳐 성의있는 협상을 할 의지가 보일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해 점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박두균 전문건설협회 대표는 "노조가 제 3자인 포스코 본사를 점거한 것은 전혀 명분이 없는 행동"이라며 "사용자측은 언제든지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노조측이 하루빨리 이성을 되찾아 사태를 대화로 풀기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본사건물 점거로 1층 사옥관리와 차량반, 2층 은행, 비즈니스룸, 섭외부, 총무부 등 본사의 대외 업무가 중단되는 등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또 본사 출입문이 노조에 의해 통제되면서 직원들이 거의 감금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고 포스코 공급사, 고객사, 내방 손님들이 되돌아 가는 등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포스코측이 주장했다.

특히 파업 장기화로 파이넥스 공장 등 30여개 기계.설비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루 평균 1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건설노조가 사용자측인 전문건설협회를 제쳐두고 제 3자인 발주사의 건물까지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점거 농성의 자진 해산을 요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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