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17일부터 TV 프로그램 부분 조정을 실시한다. 이번 부분 조정은 프로그램의 변동 폭은 크지 않지만 방송 운용시간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받게 됨에 따라 단행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방송위원회가 편법 편성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새벽 1시 이후에도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하려면 방송시간의 절반 이상이 그 이전에 방송돼야 한다는 방침을 17일부터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폐지 및 이동 프로그램
먼저 KBS 1TV는 이번 부분 조정에 따라 '장기왕전' '포토다큐' '청년불패' 등의 프로그램을 폐지한다. 이와 함께 'TV 책을 말하다' '객석과 공간' 등 13개 프로그램은 방송 시간이 변경된다. KBS 2TV는 월~목 밤 12시45분 방송되던 '스포츠 스포츠'를 폐지한다. '그랑프리쇼 여러분'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 등 9개 프로그램은 방송 시간이 변경된다.
MBC는 '심야스페셜'이 1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와 함께 심야 시간에 방송되던 연중기획 '여성의 힘 희망한국'과 '통일전망대'가 각각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2시40분으로 이동한다. '김동률의 포유'는 수요일에서 화요일 밤으로 방송 시간이 변경된다.
방송시간과 관계없는 개편으로 금요일 오후 '내 친구들의 세상'과 '아하 그렇구나'가 폐지되고 대신 '로그인 생생뉴스'가 신설된다. 또한 아침프로그램 '최윤영의 오늘 아침'은 신동호 아나운서가 가세해 '생방송 오늘 아침'으로, '이재용의 기분 좋은 날'은 임예진이 가세해 '이재용, 임예진의 기분 좋은 날'로 변경된다.
SBS는 화요일 밤 방송되던 '개그1'이 종영됐다. 12시 이후 방송 프로그램 중 '나이트라인'이 30분에서 15분 분량으로 축소됐으며, '스포츠와이드'는 10분 분량에서 5분 분량으로 축소된다. '스포츠 중계석'은 매주 수요일 밤 12시25분에 신설된다. 그 외 '문화가 중계'는 금요일에서 화요일 밤 12시35분으로 이동하며, 'SBS 골프', '뮤직웨이브' 등도 방송 시간이 변경된다.
◇방송사 VS 방송위, 방송 시간 논란
현재 전파법에 따라 교부되는 방송국 허가장은 지상파 TV의 방송운용시간을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방송사들은 밤 12시50분이나 55분에 새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식으로 편법 편성을 해왔다.
이처럼 방송운용시간이 끝나기 전에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규정을 지킨 것으로 인정됐으나 낮 방송 허용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월드컵 이후인 7월17일부터 만일 이 지침을 어기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
지상파 방송 3사는 일단 부분 조정으로 지침을 따르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은 편법 방송 규제 방침에 "방송시간 제한은 시대착오적인 '야간통행금지'"라며 반발했다.
이도경 PD연합회장은 "실험적이고 공익적인 프로그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근본적으로는 방송위가 방송시간을 규제해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을 제한하고 케이블 방송은 허용함으로써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 측은 "방송사가 편법으로 연장해 온 방송시간을 이제 철저히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양한열 방송위 지상파방송부장은 "원래 운용 허용시간 내에서 그동안 편법으로 방송하던 것을 낮 방송을 허용하면서 정상적으로 돌려놓기로 한 것"이라며 "공익적 프로그램이 줄어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방송사들이 공익적 프로그램을 주요 시간대에 배치하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방송사가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방송시간의 전면 자율화. 방송위는 올해 말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상파 방송 시간 자율화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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