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뭘 할까.'
13일 포스코 본사가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에 의해 점거당하는 것을 바라본 느낌이다. 특히 경찰이 공안 대책도 중앙과 지방을 분리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포항지역건설노조 사태는 이미 보름전 파업이 시작됐고, 전국 플랜트 노조로서는 포항이 올해 첫 노사협상이란 점에서 결렬시 후폭풍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당연히 대책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방을 외면했다. 서울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집회에 지방 경찰까지 죄다 동원해 갔다. 그러다보니 연일 계속되는 건설노조 시위와 농성에는 고작 4개 중대 500여 병력밖에 배치하지 못했다. 500여 명의 경찰력으로는 3천500여명에 이르는 노조원들을 어떻게 해 볼 도리조차 없었을 터다.
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도 경찰이 손을 놓고 있다보니 예상외로 손쉬웠다. 세계 최 일류 철강회사는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다. 혹시나 하며 경찰을 믿었던 포스코도 심장부가 뚫린 후 낙담했다. 한 직원은 "창사 이래 본사가 처음으로 시위대에 점거 당하는 모습을 앉아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자괴감도 컸지만 공권력 부재에는 더 실망했다."고 했다.
적어도 파업후 보름간 보여준 경찰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강경 진압하라는 뜻은 아니다. 노조원들의 합법 투쟁은 보호해 주되 불법 행위, 적어도 포스코 본사 집입 정도는 경비했어야 했다는 거다. 경찰이 우왕좌왕하고, 경찰력 수가 부족하다는 패를 노조에게 다 보여준 사이 우리나라 산업의 동맥인 포스코의 심장부는 맥도 한번 못 추고 점령당한 셈이 됐다.
'병력이 없는데 우린들 어쩌란 말이냐'라는 항변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에서 보여준 무기력은 비판받아 마당하다. 일찍이 사태를 예상하고 서울로 가는 경찰력을 줄이고, 포항에 증강 배치하는 등의 치안대책이 아쉬웠던 것이다. 경찰 눈엔 서울만 중요하고 지방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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