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건설노조원 2천여 명이 3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포항 괴동 포스코 본사에 15일 새벽 5시 경찰이 투입됐다.
경찰은 그러나 인명사고 등을 우려해 본사 건물 전체에 대한 진입은 유보한채 조합원들의 자진해산을 종용하고 있고 이에 맞서 노조는 기존 800여 명의 건물 내부 농성자 외에 경찰병력이 투입되기 직전인 이날 새벽 3시를 전후해 외부에서 시위중이던 조합원 1천여명이 포스코 본사 건물로 들어가 3층부터 옥상까지 11개층에서 분산 배치돼 장기전에 들어갔다.
◆경찰투입
윤시영 경북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지휘부는 전국에서 소집된 68개 중대 7천여 명의 병력을 새벽 3시쯤 포스코 본사 주변에 배치한 뒤 날이 밝기 시작한 5시 10분쯤 건설노조가 농성하고 있던 본사 건물앞까지 진입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경찰의 진입을 예상, 모두 본사 건물 3층 이상 고층으로 자리를 옮겨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1, 2층 로비에 남아 있던 10여 명만 연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옥상에 올라가 있는 조합원 등의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본격 진입할 방침"이라고 밝혀 양측간 대치는 장기화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경찰은 전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지경(41) 포항지역 건설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를 검거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들은 모두 시위대와 함께 건물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억 포항남부경찰서장은 "일반 조합원은 물론 노조 지도부까지 자진 해산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했지만 강제진압이 실시되는 경우에는 지도부 전원과 시위대가 사법처리 될 전망이다.
◆노조는 장기전 준비
현재 포스코 본사에서 농성중인 건설 노조원은 모두 2천여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13일부터 차량반과 사옥관리팀 사무실이 있는 1층과 홍보팀 등 섭외부와 은행, 비지니스센터, 일반 사무실 등이 있는 2, 3층을 중심으로 농성중이던 시위대는 건물 밖 외곽 시위대까지 합류한 14일 밤부터 100여 명의 여성조합원을 밖으로 내보낸 뒤 3층 이상 고층으로 옮겨 장기전 태세를 갖췄다. 또 시위대 중 상당수는 옥상까지 올라간데다 건물 내부 진입통로가 비상계단밖에 없어 경찰의 병력투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파업지도부와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며칠은 버틸수 있는 비상식량을 확보해두고 있다."고 말해 장기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단전, 단수 등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등 지역의 노동단체와 농성장을 먼저 빠져 나온 조합원 등은 15일 오전부터 형산로터리 등지에서 경찰병력 투입에 대한 항의집회와 농성대원 지지시위 등을 벌이기로 해 사태해결이 쉽잖을 전망이다.
◆전남 동조시위대 남해고속도로 점거
포항지역 건설노조를 지원하기 위해 30여대의 버스에 나뉘어 타고 광양을 출발해 포항으로 오던 전남동부지역건설노조원 1천100여 명이 14일 밤 10시쯤 경남 함안군 산인면 남해고속도로 나들목 인근에서 경찰의 제지를 받자 고속도로 점거시위에 돌입, 7시간 가량 남해고속도로 통행이 마비됐다.
남해고속도로 부산방면 통행이 차단되면서 수천대의 운전자 및 승객들이 도로에서 밤을 샜다.
◆향후 전망
파업 지도부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상태에서 노사간 협상재개를 요구했고 사용자측은 농성해제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 노사간 협상은 쉽사리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의 포스코 본사 사옥 장기점거로 인한 업무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 등 포스코가 입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다음주부터는 모든 업무를 정상화시킨다는 방침아래 노조가 자진해산하지 않는 한 16, 17 일 병력을 전격 투입할 수도 있어 양측의 충돌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있다.
포항·최윤채·박정출·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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