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따리의 꿈] 보따리상 이것이 궁금했다

▶왜 '보따리 상'인가?=해방 전부터 배를 타고 옷, 잡화 등 생필품들을 흰색, 분홍색 천에 싸서 교역을 했기 때문에 이들을 손쉽게 '보따리 상'이라 부르게 됐다.

▶주로 뭘 파나?=김, 라면, 김치 등이 주력품목. 완도 김은 최상품으로 쳐 준다. 밀양 풋고추, 소불고기 양념 등도 인기 물품. 침구, 잡화류는 전문 교역 물품이다.

▶일본 보따리 상은 없나?=한국에서 활어를 사서 일본 수산시장에 유통시키는 일본 거래업자들이 있다. 값싸고 질좋은 활어를 구해 운반해주고 고수익을 올린다.

▶한번 갔다오면 얼마나 남나?=한 보따리상이 최대로 물건을 판 경우 25만~3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 이 중 배 삯 10여만 원, 관세 2만~3만 원 등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5~10만 원선.

◎ 보따리상의 '3묵계'

보따리 상들 사이에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지켜야하는 불문율이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일종의 묵계(默契)가 형성된 것.

▲얼마나 팔았는지 묻지 말 것-보따리 상들은 표정으로 말할 뿐 어떤 물건을 얼마에 팔았는지 얘기하지 않는다. 거래처 역시 자신만의 비밀.

▲남의 물건에 손대지 말 것-호기심으로라도 남의 물건을 열어보거나 손대지 않는 것이 기본 예절. 때문에 자신의 물건에 고유의 표시를 해두고 반드시 그 표시를 확인한 후 개봉한다.

▲뭉쳐서 행동하지 말 것-한 개인이 걸어다니는 무역업자이기 때문에 각자 계획대로 가져온 물건들을 건네주고 돈을 받아올 뿐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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