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쁜 도시인 아침식사 배달서비스 '호황'

배달의 한계는 없다?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상을 반영하듯 배달 서비스가 무한 팽창하고 있다. 최근엔 아침식사용 국과 반찬을 배달하는 업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단순히 과거 '도시락'의 개념을 넘어 가정에서 즐기는 다채로운 국과 밑반찬으로 무장해 도시인들의 아침식탁을 공략하고 있다.

주부 손혜은(29·여·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씨는 2개월 전부터 아침에 식사를 챙겨야 하는 수고를 덜고 있다. 아침마다 국과 반찬을 배달해 먹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일 아침 그녀를 귀찮게 하던 식사 준비에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졌다. 개인적으로 장식일을 하고 있는 손씨에겐 매일 남편과 자녀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는 것이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자연스레 늦춰졌다. 예전에 보통 새벽 6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밑반찬을 준비했지만 이젠 식사만 차리면 되니까 오전 7시까지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

무엇보다 손씨가 아침 배달을 선택하게 된 건 필요 이상으로 버리는 음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손씨는 "애써서 음식을 만들어 놓아도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제 때 못 챙겨 먹어 음식이 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손씨에게 배달되는 국과 반찬은 일주일에 세 차례. 한 달 기준으로 종류에 따라 10만~20만 원 정도다. 손씨는 "보통 장 한 번 볼 때마다 10만 원이 훌쩍 넘기는 것을 생각하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처음엔 아침 배달을 못 마땅하게 여기던 남편도 이젠 별 싫은 기색 없이 배달된 국과 반찬을 먹고 있다. 손씨는 "내가 바쁠 땐 남편이 직접 아이들 아침까지 차려주고 있다."고 웃었다.

아침 배달 서비스는 특히 '나홀로족'에게 인기가 많다.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직장인 신태근(37·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씨는 한 달 전부터 배달을 통해 아침을 해결하고 있다. 그 전까지 단순히 아침에 빵이나 우유를 먹거나 아니면 아예 굶을 때가 많았던 신씨는 이젠 배달된 국과 반찬으로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다. 신씨는 "여러 차례 아침을 먹다보니 요즘은 속도 든든해지고 아침을 먹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전 날 술이라도 많이 마시는 날에는 아침에 국을 데워 해장도 한다.

신씨는 가끔 인근 와룡시장에 가서 반찬을 사와서 먹기도 했지만 가는 일이 귀찮기도 하고 제 때 못 먹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신씨는 "매번 반찬 종류가 다르게 오니까 식상하지도 않고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기는 적당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부터 아침 국과 반찬 배달을 맡고 있는 정기석 푸드명가 대구지사장은 "처음엔 수요가 10곳 정도였지만 알음알음 알려져 지금은 70여 곳으로 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지사장은 "하나하나 포장이 된 상태로 배달을 하니까 별 다른 준비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까지도 주문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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